SK㈜ LG칼텍스정유 여천NCC 등 대기업 고임금 노조가 현행 4조3교대 근무방식을 5조3교대로 전환하자며 사실상 '주 4.5일 근무제' 실시를 요구하고 나서 경영계가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 노조까지 가세해 사측에 5조3교대 제도 도입을 요구, 기업 노사협상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연맹 소속인 이들 노조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자마자 올 임단협에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5조3교대 근무제를 통한 근로시간 추가 단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명호 SK㈜ 노조위원장은 이날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한 것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고용창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라며 "주당 37.3시간의 5조3교대 근무제 실시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SK㈜ 노조는 또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통상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내용을 근거로 내세워 "근로시간은 줄어도 임금 삭감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LG화학 LG칼텍스정유 여천NCC 등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노조연맹도 주5일 근무제의 핵심 이슈로 '5조3교대제 쟁취'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5조3교대 제도 요구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 노조도 가세한 상태다.

이들 노조의 주장대로 5조3교대가 실시될 경우 인력 충원과 함께 인건비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해당 기업들은 "노조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같은 요구를 하는지 답답할 뿐"이라며 "4조3교대를 시행하는 회사도 몇 곳 안되는 실정에 5조3교대를 도입하자는 요구는 함께 망하자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개탄했다.

더욱이 5조3교대를 요구하는 노조의 상당수가 평균 연봉 5천만∼6천만원의 대표적 고임금 사업장이라며 노조의 도덕적 해이를 비난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