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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이라크파병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 文輝昌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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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輝昌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경영학 >

    김선일씨 사건 이후 이라크 파병과 관련된 찬반 논쟁이 또다시 일어났다.

    파병문제를 원천적으로 짚어보자.보통 생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고려하면 파병을 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의 옳지않은 전쟁에 동조함으로써 이라크 및 아랍세계의 반발을 일으켜 큰 부담을 갖게 되니 진퇴양난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미적미적 시간만 끌수도 없으니 그야말로 사면초가이다.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문제해결의 본질은 어떤 현상이 너무 복잡해 잘 모르겠으면, 그 것을 몇 개의 부분집합으로 나눠 분석해 보는 것이다. 우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한 개를 둘로 나눠 보면 어떤 현상을 훨씬 쉽게 이해할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속성을 이해하려고 할 때 남자와 여자로 일단 구분해 분석해보면 훨씬 쉽다. 복잡한 우주의 원리를 음(陰)과 양(陽) 또는 이(理)와 기(氣)로 이해하는 방법 등이다. 손자병법에선 수많은 종류의 전략을 정(正)과 기(奇)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현대의 디지털기술도 0과 1의 다양한 조합이 핵심이다.

    하나를 둘로 나누고 그 것을 각각 또다시 둘로 나눠 모두 4개로 만들면 더욱 정교한 분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혈액형을 A와 B로 나눈 후 또다시 A B AB O의 네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람에게 수혈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한방에서 말하는 사상의학도 사람의 체질을 음(陰)과 양(陽)으로 나눈 다음 또다시 태(太)와 소(小)로 나눠 4가지의 체질로 구분해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방법이다.

    경영전략가의 첫번째 임무는 어떤 경영이슈를 우선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쟁우위는 저원가인가 아니면 차별화인가.

    또한 경쟁범위는 전면전인지 아니면 국지전인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차원을 결합하면 유명한 '본원적 전략'이란 모델이 된다.

    하나를 둘로 나누는 테크닉을 경영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을 평가할 때도 결과평가와 과정평가가 있다. 대학교수는 연구업적 등 결과평가를 해야 한다. 그러나 안전을 다루는 사람들,예를 들어 지하철 운전자는 지하철 운행과 관련해 단계별로 철저한 과정평가를 해야 한다.

    이제 이라크 파병문제로 돌아오자.우리의 문제는 미국의 파병요구는 들어주어야 하는데 미국의 전쟁목적에 동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의 이슈를 둘로 구분하면 된다.

    즉 파병의 '계기'와 '목적'을 분리하는 것이다.

    파병의 계기는 미국과의 우호관계이고, 파병의 목적은 이라크를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말로는 이라크를 위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라크인이나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설득력이 없었다.

    김선일씨를 살해한 테러리스트는 "한국군은 이라크인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로서는 매우 화가 나는 일이다.

    파병의 계기야 어떻든 일단 이라크에 가서는 정말로 이라크를 위한 일을 하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우리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훨씬 일찍 대규모로 가서 정말로 이라크를 위해 봉사를 했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라크인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아 이라크와 미국의 중간자 역할까지 할 수 있어 우리의 위상을 대폭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저기 눈치만 보면서 미국과 이라크 모두에게 신용을 잃고 말았다.

    일본의 경우 철저한 현지조사를 마치고 파병된 자위대는 현지에서 이라크를 위한 여러 가지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 외무성 및 자위대의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우리와는 달리 일본인 인질이 무사히 석방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선일씨 사건의 핵심은 우리의 협상력 부족보다는 경영전략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다.

    우리 정부가 훌륭한 경영전략가라면 파병의 계기와 목적을 확실히 구분한 다음 이라크를 돕는다는 파병의 목적을 적극적인 실행을 통해 명확히 알리는 것이다.

    이미 좋은 기회는 많이 놓쳤지만 아직도 이 방법만이 '미국과의 관계'와 '파병의 명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다.

    cmoo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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