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올해 자동차 내수판매가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지난 91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상반기에 호조를 보인 수출은 하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가 자동차대수와 수출액 모두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회장 김동진)의 `2004년 자동차산업 전망' 수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판매는 작년보다 9% 적은 120만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가경제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던 98년(내수 78만대. 수출 136만대)을 제외하면 지난 91년(내수 110만대, 수출 39만대)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올해 초 협회가 발표한 연간 전망치보다는 32만대나 줄어든 것이다.

협회는 연초 올해 내수판매가 작년보다 15.3% 많은 152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전망했었다.

하반기에는 완만한 경기회복과 현대차 쏘나타 등의 `신차 효과'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신용불량, 건설경기 위축 등의 악재가 버티고 있어 내수회복은 기술적 반등 수준에 그칠 것으로 협회는 내다봤다.

그러나 올 상반기 완성차5사의 내수판매량이 작년 동기대비 25.6% 감소한 54만1천여대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내수판매가 상반기보다 22%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 협회의 수정 전망치조차 다소 낙관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내수판매가 이처럼 1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내수목표 고수 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현대,기아 등 주요 업체들도 목표수정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반기에 예상되는 원화강세, 미국 금리인상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전체 자동차 수출량은 작년보다 15.7% 많은 210만대까지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수출액도 한국차의 해외판매가격 인상, 중대형 및 RV차량 비중 상승 등에 힘입어 작년보다 18.6% 늘어난 207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기록을 세울 것으로협회는 내다봤다.

올해 자동차 생산은 수출호조가 내수침체를 상쇄해 작년보다 3.8%(12만대) 많은33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는 협회의 연초 전망치에 비해 10만대 가량적은 것이다.

수입차는 내수침체에도 불구, 작년보다 18% 증가한 3만6천대 정도 팔려, 내수시장의 2.9%를 점유할 것으로 관측됐다.

자동차공업협회는 "급격한 내수 위축으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동차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내수기반 확대 차원에서 특소세 인하 같은 단기처방보다 특소세폐지, 교육세통합, 공채의무매입 폐지 등 자동차조세체계 개편이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