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800과 400을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디뎠으나 주 후반 미국발(發) 악재로 인해 각각 755.42와 376.13으로 크게 후퇴했다.

예기치 못했던 IT(정보기술) 관련주들의 실적 우려감이 주가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주부터 시작될 2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의 방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큰 폭의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급 상황이 취약한 데다 2분기 개별업체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모멘텀 형성될까

증시의 관심은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미국 주요 기술주의 실적 전망 하향으로 일본과 대만은 물론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IT관련주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국내 IT 기업의 2분기 예상 실적은 긍정적으로 전망되나 지난 1분기 같은 큰폭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지난 1분기처럼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국내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시장 지배력이 둔화될 공산이 크다"며 "다만 4월말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20% 이상 급락하는 과정에서 2분기 실적치가 어느 정도 반영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는 주가의 지지요인이자 부분적인 반등요인"이라며 "하지만 미국 IT주의 3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점에 비추어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스권 장세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단기 기술적 반등에 한계가 있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종합주가지수는 720∼730선에서 하방경직성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전저점을 지지선으로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한 기술적 반등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보수적 관점에서 시장에 대응해야 할 때란 지적이다.

서 연구원은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감,주초반 미국 증시의 휴장,프로그램 매매의 변동성 증가 등을 감안할 경우 직전 지지권역인 730 근처에서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수급은 프로그램매매에,투자심리는 해외증시에 연동하는 무기력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실적발표 기간 중에 주가 반등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당분간 유효한 지지력을 유지한 720선의 잠정적 박스권 하단부까지는 매수 관점을 유보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