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이해찬 내각이 출범하게 됐다. 일부 부처에 대한 개각이 단행되면 참여정부 국정2기 내각의 틀도 일단 마련된다. 하지만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한 감사원 국회 등의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2차 개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국가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그런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각의 안정이다. 이번 개각만 하더라도 고건 전 국무총리의 각료 제청권 행사 고사로 보류된 지 1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개각 대상으로 알려진 부처들이 어떠했을지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아직도 외교·안보 관련 부처들의 경우는 감사원 국회 등의 조사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하루빨리 내각을 일하는 체제로 바꾸는 것만큼 시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야 이 어수선한 분위기도 조기에 추스를 수 있다. 김씨 피살사건으로 드러난 외교ㆍ안보 시스템상의 문제점들을 고치는 것은 당장 서둘러야 할 과제다. 책임자 문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차분하게 하나하나 따져서 이번에야말로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시스템 개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새로 불거진 것외에도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 숱한 현안들이 놓여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만 해도 이 시점에서 국민적 합의 등 그 가닥을 분명히 잡아 두지 않으면 갈등과 혼선은 앞으로 더욱 증폭될 것이 너무도 뻔하다. 총리인준 청문회에서 나름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지만 이것 또한 이해찬 내각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이 분명하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의 우리 경제다. 각종 경제전문기관들은 물론이고 경제부총리까지 인정하고 나섰듯이 소비와 투자가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노동계의 각종 파업까지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반기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마저 사라지는 듯하다. 이러다가 우리나라만 낙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내각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까지 흔들리고 있다면 그야말로 국가적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만큼 새 총리와 참여정부 국정2기 내각의 각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