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는 이라크 저항세력에 피랍됐던 김선일씨가 살해된 것과 관련, 바그다드 무역관을 통해 현지 한국인 기업인과 교민들의 철수 및 안전대책 지원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KOTRA는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 기업인의 경우 이라크내에서의 활동이 기업활동의 전부인 경우가 많고 철수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여서 철수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OTRA는 바그다드무역관에 긴급 공문을 보내 대사관과 협조해 교민과 기업인들의 철수 및 안전대책 마련을 적극 지원하되 무역관의 일시 철수 등의 문제는 현지상황을 감안해 현지에서 판단하도록 지시했다. 바그다드무역관은 관장을 포함해 2명의 주재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중 주재원 1 명은 오는 27일까지 요르단 암만에서 열리는 한국제품 전시회 참석을 위해 암만으로 이동한 상황이며,무역관장은 대사관과 함께 교민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주재원은 물론 현지 고용인력들의 대외활동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며 무역관장 사택 주변도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테러위협이 상존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OTRA는 저항세력에 의한 표적공격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현지 출장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지엔 가나무역 직원들을 제외하면 민간 기업인 8명이 남아 있는 상황이며 이들도 속속 이라크를 떠나고 있다고 KOTRA측은 전했다. KOTRA 바그다드 무역관 김규식 관장은 "남아 있는 교민들은 김선일씨 피살 소식에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남아 있는 상사원과 교민 8명도 6월말까지는 모두 이라크를 빠져 나가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희망적인 분위기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교민들이 애통해하고 있다"면서 "무역관에서 근무하는 이라크 직원들까지 큰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현지의 경호업체 STW의 이승국 대리는 "한국인 직원 3명 가운데 2명이 어제 요르단 암만으로 떠났다"면서 "이라크 직원 20여명과 함께 공항으로 이동하는 한국인들을 경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리는 "경호회사까지 탈출하면 남아 있는 한국인들을 누가 공항까지 이동시키냐"고 되묻고 "어제 요르단으로 출국한 직원들도 한국에서 업무를 마친 뒤 바그다드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잔류 한국 기업인들은 이라크인들이 여전히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6월말 정부이양 전후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라크로 들어오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중고자동차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 기업인은 "일반 이라크인들은 김씨의 죽음에 한국인 만큼 가슴 아파하고 있다"면서 "한국군의 추가 파병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인들의 태도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이상으로 호의적"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