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5일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의 주인공이었던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에 대해 "김 전 대통령님은 철학이있는 대통령이라고 저는 가끔 말했다"며 존경심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시내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석,축사를 통해 "그 날(6.15 공동선언) 이후 일어난 남북관계의 변화와 진전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대로"라면서 최근의 남북간 교류협력 실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최근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상의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키로 한 것은 또하나의 큰 진전이며 군사분계선에서의 선전방송도 오늘부터 완전히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는 과거 50년동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변화들로, 이 모두가 6.15 공동선언의 토대 위에서 이뤄진 값진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이 당시 포옹한 사진에 대해 언급, "아직도 그날의 감격이생생하다"며 잠시 말을 멈췄다가 "지금도 왼쪽 벽면에 붙어 있지만...온 겨레의 화합과 평화의 가능성을 심어진 희망의 메시지였고 전 세계가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측 참가자들에게 `손님들'이라는 표현을 써 친근감을 표시했고, "그동안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신 분들을 뵙게돼 기쁘다"고 환영했다. 축사에 앞서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는 오전 9시 10분께 행사장에 도착, 접견실에서 김 전대통령 내외와 17분간 비공개로 환담했다. 환담 중간에 노 대통령을 수행한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안내로 북한 아태평화위 리종혁 부위원장과 원동연 실장이 전.현직 대통령 내외간 환담에 합류, 잠시 인사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리 부위원장을 보면서 "북쪽 사람을 오늘 처음 만난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통 없었다. 만나보니 자주 보던 분 같은 느낌이다. 아주 반갑다"고 인사했다. 이에 리 부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탄핵 직무정지 사태'를 염두에 둔듯 "그 사이아주 고생하셨다. 건강한 모습을 뵈니 기쁘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김 전대통령이 많은 것을 준비하셨다. 북쪽도 성의를 갖고협조했다. 어지간히 돼간다 싶어 감사하다"고 했고, 리 부위원장은 "장군님께서 조국통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신 분을 잊지 않는다"며 "6.15 행사가 서울에서 열려저희들을 보내셨다"고 받았다. 환담 후 노 대통령과 김 전대통령 내외는 본행사장에 나란히 입장했고, 입장 과정에서 독일의사 출신으로 북한 인권운동을 벌이고 있는 폴러첸씨가 근처에서 고함을 지르다가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