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재정경제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해하기 쉬운 참여정부 정책이야기'라는 자료집을 발표했다. 27개 부처가 추진중이거나 추진했던 정책들을 알기 쉽게,간단 명료하게 정리해 놓은 자료집이다. 실물 책자로 받아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상당히 세심하게 정성들여 만든 자료라는 생각이 들어 주위 기자들에게도 읽어보기를 권했다. 그러나 간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들이 눈에 띄었다. 예컨대 재경부편 55쪽을 보면 정부채무를 설명하면서 전체 채무(지난해말 1백65조7천억원)만 밝히고,그 절반에 달하는 보증채무(80조6천억원)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또 페이지를 넘겨 조흥은행 매각 관련 대목에선 아직도 노조의 불만이 나오는데도 "정부와 은행,노조 3자에 모두 이익이 되는 윈-윈 거래"라고 자평하고 있다. 자료집을 읽으면서 최근 재경부가 신문들의 기사에 대해 잇따라 제기한 '언론중재 신청 사태'가 떠올랐다. 재경부는 최근 2주간 무려 11건의 언론중재를 요청했다. 이전엔 한달에 잘해야 1∼2건 정도 나올까 말까했던 게 부쩍 늘어난 것이다. 작년 이맘 때 청와대가 오보(誤報) 대응방침을 내리며 부처별로 실적을 챙기자 각 실·국별로 오보 대응거리를 찾느라 부산을 떨었던,꼭 그런 모습이다. 중재 신청대상도 상당 부분이 경제현실에 관한 해석이나 의견을 담은 칼럼 취재여록이어서 무리가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재경부측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들에게 경제현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그렇게 당연한 일이라면 마치 이벤트를 벌이듯 몰아칠 필요도 없거니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면 재경부 먼저 국민들을 상대로 내놓는 자료에 왜곡이나 아전인수식 해석이 담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박수진 경제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