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할부금융사인 GMAC이 삼성카드와 손잡고 국내 자동차 할부시장에 뛰어드는 등 세계적 할부금융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차업계는 선진금융기법을 내세운 이들 외국계 업체들의 `입성'으로 꽁꽁얼어붙은 자동차 내수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GM의 할부금융 계열사인 GMAC은 8일 삼성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서명식을 갖고 합작사인 `GMAC 캐피탈' 설립에 합의했다. 합작회사의 초기 자본금은 200억원이며, GMAC이 지분의 80.5%를, 삼성카드가 나머지 19.5%를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이달말까지 자본금 납입을 완료, 합작사를 출범시킨 뒤 올해말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GMAC 캐피탈의 대표로는 GMAC 뉴질랜드의 로버트 폴(Robert M. Fall) 사장이 선임됐다. GMAC은 합작법인을 통해 GM대우차와 GM의 수입 신차 및 중고차 할부 등에서 파격적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자동차 할부 금융사업의 기반을 다진 뒤 장기적으로 소비자금융, 도매금융, 대출리스, 상업금융, 보험, 주택저당 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폴 대표는 "한국은 GM 아태지역의 핵심시장인데다 GM대우차의 차량판매 증대를 위해서라도 한국 진출은 불가피한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5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방한으로 본격화된 현대캐피탈과 세계 최대의 할부금융사인 GE캐피탈간의 전략적 제휴 작업도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GE캐피탈이 현대캐피탈의 지분 40%대를 인수, GE는 국내 자동차할부 등 소매금융에 진출하고 현대차는 GE를 통해 국내 시장내 자금조달과 미국시장 공략에 도움을받는다는 계획으로, 빠르면 2-3개월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르노그룹 계열사인 르노크레디트(RCI)도 지난해 본사에서 인력을 파견,한국시장 기초조사를 벌인데 이어 국내에 법인을 설립,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위한막판 준비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입차업계에서도 BMW,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국내 법인 출범을 통해 할부금융을실시하고 있으며 도요타도 조만간 계열 할부금융자회사인 TFS(도요타 파이낸스 서비스)가 100% 출자한 독립법인을 설립, 연내에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 외국계 회사들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핵심 노하우와 탄탄한 자금 기반을 토대로 신용불량 및 신용카드 문제로 불안정해진 한국 금융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어서 향후 국내 할부금융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GM대우차의 할부금융을 맡아온 대우캐피탈만 하더라도 당장 GMAC과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특히 이들 선진업체들은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돼 그동안할부업체들의 신용평가 기준 강화로 차량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내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할부 시장이 사실상 개방돼 토종과 외국계간 시장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나올 경우차 메이커로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