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들어선 후 각 분야에서 온갖 '로드맵'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생 로드맵'이다.


평균 수명은 갈수록 길어지는데 은퇴시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금금리마저 3%대로 떨어져 이자소득이래야 쥐꼬리가 돼 버렸다.


때문에 "열심히 회사에 다니다가 퇴직금 받아서 예금금리로 여생을 보낸다"는 식의 인생 설계는 이제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런 세태를 반영, 요즘은 나이에 관계없이 노후를 여유있게 보내기 위한 '장기 재테크 전략'이 공통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테크 전문가들은 "20대는 종잣돈 모으기, 30대는 내집마련 식으로 연령대별로 재테크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하나 하나 달성할 수 있는 세부 계획을 세우라"고 권하고 있다.



◆ '10년만에 10억원 모으기' 가능할까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10억원 모으기 열풍.


부모로부터 특별한 혜택을 받지 않은 평균적인 남녀가 10억원을 모은다는게 요즘같은 재테크 환경속에서도 가능할까.


일선 PB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대답은 '예스'다.


이 때 '10억원'은 부동산을 포함한 개인의 전체 자산을 의미한다.


10억원이라는 돈이 부자를 상징하는 액수가 돼 버렸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한 세대에서 일궈내기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건설업체에 근무하면서 40대에 2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K씨(42)의 자산은 이미 7억원을 넘어섰다.


그는 이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임대사업에 적당한 상가점포를 물색하고 있다.


보유자산 10억원 돌파는 '시간문제'인 셈이다.


다만 K씨의 경우 지금도 두 아들을 키우면서 맹렬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동년배 부인이 있다는 사실이 그가 40대 초반의 나이에 10억원을 모을 수 있었던 '대전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재테크 로드맵을 철저하게 따르라


재테크 전문가들은 10억원만들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ㆍ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재테크 로드맵을 세운 뒤 이를 철저하게 지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예컨대 30대에는 내집을 마련하고, 40대에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현금확보에 나서며, 50대에는 임대형 부동산 등을 마련해 노후를 준비하겠다는 식으로 세밀하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이동통신 회사에 지난해 취직해 근무 중인 L씨(26)의 경우 △20대에는 정기예금이나 예금금리보다 조금 높은 6∼7%대의 적립식 펀드, 혹은 저축은행 예금상품 등에 분산투자해 현금을 확보하고 △30대후반부터 본격적인 부동산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기간동안 영업직에 근무하는 자기직업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자신의 인생에 도움을 줄만한 사람 사귀기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게 그의 각오다.


L씨의 로드맵은 재테크에 있어 비교적 보수적인 자신의 성향까지 고려해 작성된 것인데, 자신의 목표 등을 비교적 명확하게 잡은 모범 케이스에 속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 거저 먹는 돈은 없다


일선 재테크 전문가들은 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를 재테크 설계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사항으로 꼽았다.


사회 초년생들을 예로 들면, 결혼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3∼4년이 걸린다고 가정할 때 개인에 따라 저금한 돈이 수천만원씩 차이가 나는게 요즘의 상황이다.


"어찌보면 작은 것 같은 이 수천만원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벌어지게 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30대에 흔히 받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대한 단타투자 유혹도 웬만하면 피하는게 좋다.


신한은행 강남 PB센터 이상수 팀장은 "40대에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 가운데 상당수는 10년 이상 맞벌이부부 생활을 하면서 저축을 꾸준히 해온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기회가 확실할 때만 과감하게 승부를 거는 스타일들이어서 크게 '까먹는' 일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