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숨통이 트였다.' 끝모를 슬럼프에빠졌던 한국축구가 강호 터키를 상대로 부활의 신호탄을 힘차게 쏘아 올렸다. 박성화 감독 대행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5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터키와의 2차 평가전에서 유상철, 김은중의 연속골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평가전에서의 0-1 패배를 보기좋게설욕했으며 몰디브와의 독일월드컵 2차예선부터 시작됐던 지긋지긋했던 무득점의 사슬도 4경기만에 끊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올 A매치 성적은 3승2무1패. 태극전사들은 전반에는 조직력 난조로 흔들렸지만 후반에는 말그대로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 감독 대행은 '젊은 피'의 패기로 부진 탈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조재진 등'올림픽전사' 7명을 한꺼번에 선발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전반 초반까지 미드필드에서의 강력한 압박과 함께 박진섭의 오른쪽 측면 플레이가 활기를 띠면서 공격 빈도가 잦았던 한국의 플레이는 하지만 중반 이후 급격히위축됐다. 잦은 패스미스로 공격의 흐름이 끊어지는가 하면 역습을 허용했고 정교한 패스워크로 한국의 골문의 좁힌 터키의 파워와 스피드에 수비라인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전반 6분 김은중의 중거리 터닝슛으로 포문을 열었던 한국은 터키의 거친 플레이에 막혀 좀체 완벽한 득점루트를 닦지 못하다 전반 종료 2분 전 상대 골게터 하칸슈퀴르에 선취골을 내주고 말았다. 선제골은 집중력 저하의 결과에 다름없었다. 터키는 43분 니하트가 코너킥을 차려던 동료로부터 재빨리 볼을 건네받아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하칸이 비호같이 대시, 골지역 정면에서 방향을 틀며 머리로 받아 넣어 기선을 잡은 것. 한국은 터키의 코너킥 세트플레이를 간파하지 못한 데 이어 하칸 주위에 4명의수비수들이 있었지만 순간 방심으로 아무도 손을 쓰지 못했다. 후반 1분과 6분 김동진과 김은중의 잇단 슛이 골문을 외면했던 한국은 8분 조재진, 김치곤, 김두현을 빼고 안정환, 최성국, 최진철을 한꺼번에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안정환과 최성국이 터키의 수비라인을 흔들던 한국이 '달구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동점골은 22분 김동진과 유상철이 합작했다. 한국은 김동진이 골문쪽으로 파고 들어가다 터키 수비수 파티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유상철이 골문 왼쪽을 보고 강하게 슈팅, 골망을 세차게흔들었다. 공격에 불이붙은 한국은 31분 최성국이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조병국이 솟구치며 헤딩슛한 게 골키퍼의 손을 맞고 뒤로 흐르자 김은중이 가볍게 차넣어 크게포효했다. 한국은 인저리타임 때 위기를 맞았지만 상대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와 놀란가슴을 쓸어내렸다. (대구=연합뉴스) 박재천.강건택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