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청회의를 갖고 김혁규 총리 지명 여부와 당·청 관계정립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김혁규 카드'에 대해 당내 일부 이견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노 대통령은 김혁규 총리지명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는 당에서 신기남 의장,천정배 원내대표,홍재형 정책위원장,문희상 대통령 정치특보와 청와대에서 김우식 비서실장,이병완 홍보수석,김영주 정책기획수석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 건의=신 의장과 천 대표는 회의 직전까지 당내에서 수렴한 의견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천 원내대표는 "당내 의견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면서 "대통령의 김혁규 총리 지명 당위론과 국회 청문회 통과의 현실성에 대한 판단이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고내용에는 현재의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김 전 지사의 총리인준이 쉽지 않다는 점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최근 여론수렴 과정에서 재선 이상에서는 반대의견이 2∼3명에 머물렀지만 1백8명인 초선에서는 반대와 유보적인 입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확실하게 찬성한 의원은 절반 정도였고 상당수 의원들은 국회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당 지도부는 당·청관계를 수평적 협력적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당내여론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와 노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자리가 자주 마련돼야 한다는 게 요지다. ◆김혁규 카드 그대로 가나=노 대통령은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김혁규 카드로 가겠다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선 노 대통령이 김혁규 단일카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찬용 인사수석이 '청와대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정리해 말하지 않았느냐"고 부인한 것이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게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재보선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이 4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김혁규 카드'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카드가 물건너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재창·허원순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