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물러선다면 조국이, 인민이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2차폭발을 막아야 한다. 전투전개!". 지난달 룡천역 폭발참사는 1차폭발 직후 화마를 뚫고 폭발위험물 화차 속으로 몸을 던진 인민보안원들의 사투가 있었기에 최악의 2차폭발을 막을 수 있었다고 25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룡천참사 당시 룡천군 인민보안서는 물론 평안북도 인민보안국, 신의주시ㆍ피현군ㆍ염주군 인민보안서 등의 일꾼ㆍ보안원ㆍ소방대원과 인민군인들의 활약상을 다룬 3건의 노동신문 기사를 소개했다. 다음은 이들 기사를 묶어 재구성한 것이다. 『4월 22일 점심 무렵 룡천군 인민보안서로 전화가 걸려왔다. "룡천역에 있는 화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군 인민보안서는 즉각 비상발령을 내렸고 긴급출동한 소방대가 2분 뒤 역 구내에 도착했다. 평안북도 인민보안국 역시 신의주시ㆍ피현군ㆍ염주군 인민보안서에 비상령을 내리고 소방차 대열이 룡천역으로 내달렸다. 현장 상황은 심각했다. 화차 안에서 치솟아오른 거센 불길이 강풍을 타고 불기둥을 이루며 번졌고 뜨거운 증기와 연기는 화염 상태조차 제대로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시야를 가렸다. 즉시 '소방전투명령'이 내려졌다. "화차 앞 10m까지 소방차 접근, 전투전개".소방차 호스가 물을 뿜었지만 화차에 채 닿기도 전에 증기로 변했고 화차의 철판은 달아오르다 못해 엿가락처럼 흐물거리기 시작했다. "지원을 요구하라! 화물수송원을 찾아라!". 화물호송원을 통해 화차 안에 폭발위험성이 높은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대원들은 하나같이 비장한 결심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2차폭발은 우리가 막아야 한다. 물러설 자리는 없다. 1-2선 소방차는 앞의 화차를, 2-4선 소방차는 두번째 노선의 화차를, 전투전개!". 소화액과 물줄기가 퍼부어졌지만 불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 때 방독면을 쓴 분대장 보안원이 폭발 위험이 있는 앞의 화차로 접근, 대원들과 함께 벌겋게 달아오른 문을 열어제꼈다. 이 분대장은 "폭발을 막자면 (폭발위험물이 든) 마대들을 꺼내야 한다"는 말을 남긴 채 화마가 삼켜버릴 것 같은 화차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물론 10여명의 대원들이 그의 뒤를 따랐고 사투 끝에 마대를 끌어내 안전지대로 옮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폭발위험물 화차와 연결된 두번째 노선의 화차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대원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폭발위험물 화차와 불붙은 화차를 떼 내기 위해 다시 뛰었고 연결부위를 식힌 뒤 분리에 성공했다. 최악의 2차폭발은 이렇게 막을 수 있었다. 보안원과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는 동안 평북도 인민보안국 일꾼 등은 구조작업에 나섰고 룡천군 인민보안서 보안원 일부는 자기 집이 무너졌는데도 담당구역으로 달려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한편 인민군은 구조와 부상자 치료를 주로 맡았다. `박명칠소속부대' 군인과 군의관들이 사고현장에 처음 도착했다. 이들은 먼저 룡천소학교로 달려가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룡천군 일꾼들을 뿌리치고 학교 3층에서 구조에 나섰다. `전덕준소속부대' 군인들도 행군으로 현장에 왔고 `최일산소속부대'와 `김영일 소속부대' 군인들도 자동차를 타고 속속 도착, `구조전투'에 임했다. 이들은 양시중학교 등 현장 인근에 `야전병원'을 차려 놓고 밤이 깊어가고 날이 새는지도 모른 채 부상자 치료에 매달렸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