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차기 대표 경선에 출마한 3명의후보가 21일 KBS TV의 합동토론회에 참석, 첫 TV 유세를 펼쳤다.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문제제기는 거의 없이 서로를 추켜세우며 비정규직 문제,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참여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밝히는데 주력했고 특히 민노당 사상 당내경선의 첫 TV 토론이란 점을 의식한듯 민노당의 정책적 성격을 드러내는데 집중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후보들은 또 이번 토론이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다는 점을 감안, '생경한' 운동권 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등 '강성 이미지' 불식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먼저 민노당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 문제 해결책에 대해 김용환(金容奐) 후보는"정책은 좋은데 세밀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의석을 확보한 만큼 전반적인 부문에서 세련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정윤광(鄭允洸)후보는 "100만 대중조직의 뒷받침과 20%가 넘는 지지율로 볼 때 민노당의 현실과 이상의 간격이 상당히 좁아졌고 지도부가 확실히 전망을 보여주면 바로 집권정당으로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혜경(金惠敬) 후보는 "서울대 폐지와 국공립대 통합 같은 것이 이미 프랑스에서는 실천되고 있는 것 등으로 봐서 민노당의 정책은 실현가능하고 반드시 이뤄질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내 개혁과제로는 김혜경 후보는 당의 지역역량 강화를 들었고 정윤광 후보는당원 중심의 당 혁신, 김용환 후보는 당의 정보를 당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절차적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상호토론에서 과거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됐던 정윤광 후보는 과거 학생운동가들이나 386세대들이 기존 보수정당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김혜경 후보의 질문에 "그들이 나름대로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공헌도 했지만 몇몇사람이 보수정치판에 들어가서 바꿀 수는 없으며 요즘 386세대가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 경험 없이 학생운동 경험만으로 보수정치판에 가서 '젊은 피'라고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인 김용환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해결방안을 묻는 질문에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임금은 당장 올리고 현장에서 차별은 철폐해야 하지만 단순히차별철폐나 정규직 전환 등의 해결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으며 인간이 인간을 차별하는 비 인권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경 후보는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참여에 대한 질문에 "정부 노동정책의 기조나 그 동안 노사정위 활동을 볼 때 당장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냐"며 "노동운동진영이 노사정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재계가 그 동안 쌓인 불신을 해소할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첫 TV토론이라 서로에 대한 탐색전 성격이 강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TV토론이 계속 진행되면 차별화된 각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은 앞으로 2차례 더 대표 후보 TV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