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그의 안보팀이 이라크 포로 학대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 데는 이라크내 미군 활동에 대한 조정기능 부재와 부시 행정부 정책입안자들 사이의 불화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0일 미국 관리와 전문가들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미 최고행정관과 많은 미국 외교관들이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 행위가 공개되기 훨씬 전에 이라크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검거와 무기한 억류조치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평화안정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 관리들은 그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나 미 국방부가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금에 와서 인정하고 있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갈수록 거세지는 이라크인들의 저항을 잠재우는 데만 열중했으며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학대 행위에 관해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낸 보고서에도 주목하지 않았다.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사령관은 19일 상원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이 이라크인을 체포하고 수감하는 방식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아브 그라이브 수용소의 "구조적인 문제"를 시인했다. 애비제이드 사령관과 리카도 산체스 이라크 미군사령관은 그러나 그들이 국제적십자위원회가 학대행위에 대해 경고한 지 3개월 후인 지난 1월까지 아부 그라이브수용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라크 포로 학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라크 미군정당국과현지 미군 지휘관들의 의견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워싱턴의 국무부와 국방부 관리 사이의 불화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미 관리들은 말했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연구원은 "이 문제에 대해 15분만 투자한사람이나 지난해 겨울 (포로 학대)주장의 심각성을 알았던 사람이라면 그것이 즉각적인 개선대책이 요구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확실히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