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의 뒤를 이을 왕위계승 1순위자인 펠리페 왕세자(36)가 오는 22일 스페인의 여성 앵커 레티시아 오르티스(31)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번 결혼식은 3월11일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 희생자에 대한 장례식이 열렸던마드리드 알무데나 성당에서 열리는 만큼 행사 규모가 다소 축소됐지만 동원되는 경호 인력과 취재진의 열기, 초청 귀빈 규모 등은 1991년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중동평화회담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스페인 언론들이 전했다. 결혼식 비용은 최고 2천100만 유로에 달하며 유럽 각국의 왕실 가족 약 40명과3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결혼식 당일 경비를 위해 2만 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되고 F-18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AWACS)가 마드리드 상공을 엄호할 예정이다. 등록된 취재진만 40여개 국 5천명에 달하며 5시간동안 결혼식을 생중계하는 스페인 국영방송사 TVE는 1천100명의 인력을 동원해 성당 내부에만 62대의 카메라를설치한 것을 비롯해 모두 200대의 카메라와 27대의 이동방송장비를 사용해 전세계 12억명에게 결혼식 장면을 제공할 계획이다. 알무데나 성당까지의 진입로에는 120만 송이의 꽃이 장식되며 마드리드 시청에는 결혼식 축하 시민 18만명을 위한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유럽 최고의 매력남 중 한 명으로 불리며 끊임없는 염문을 뿌려온 펠리페 왕세자가 안착한 오르티스는 평민 출신이고 한번 이혼한 경력도 있어 스페인 국민들은이번 결혼이 왕실이 귀족주의에서 탈피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르티스는 이혼 경력 때문에 가톨릭 교회의 반대를 살 우려도 있었지만 첫 결혼을 성당에서 하지는 않아 교회측의 반대를 모면했다. 펠리페 왕세자와 오르티스는 지난 2002년 말 왕세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한 TV 방송국이 주최한 만찬 모임에서 만난 뒤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휴대전화등을 이용한 비밀 데이트를 시작해 11월 약혼사실을 발표했다. 결혼 후 이들은 마드리드 외곽 팔라시아 데 라 사르수엘라 궁전터에 있는 침실11개와 욕실 9개가 달린 420만 유로(미화 500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살 예정이다. (마드리드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