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ㆍ29대책 이후 극심한 침체양상을 보였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달사태가 이어졌던 서울 동시분양 경쟁률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수도권 청약에서도 1순위 마감이 늘고 있다. 1차 동시분양 경쟁률이 0.81 대 1에 그쳤던 서울동시분양은 2차 분양에서는 3.56 대 1로 높아졌고 3차에서는 16.29 대 1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군포시 산본동 e-편한세상, 광명시 철산동 브라운스톤광명 등이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서울 강북과 경기 동북부의 미분양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5월 이후 수도권과 충청권 인기 단지의 분양가와 교통여건 등을 따져보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여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스피드뱅크 안명숙 소장은 "미분양 부담으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 실수요자들에게 내집마련의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며 "다만 단순 투자목적의 주택구입은 아직까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수도권 인기 단지 어디가 있나 오는 6월 시범단지 5천3백9가구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인 화성동탄 신도시가 단연 관심지역이다. 시범단지 공급물량의 90% 이상이 20∼30평형대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범단지 9개 블록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분양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나 평당 6백50만원 안팎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동탄신도시는 오는 9월 1단계로 1만3천5백가구가 분양되며 내년 1월께 2단계지역에서 2만2천4백10가구가 분양되는 등 모두 3만2천6백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잠실3단지 재건축아파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잠실3단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총 3천6백9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며 일반분양은 미정이다. 잠실 4단지 고분양가 여진이 남아 있는게 다소 부담인만큼 실수요자들은 적정 분양가 여부와 자금계획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청약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 인천권에서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6월께 남동구 구월동에 공급하는 구월재건축 아파트가 관심단지다. 총 1백3동 8천9백34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만도 3천2백4가구에 이른다. 30평형대가 65%로 가장 많다. 성남에서도 금호건설과 LG건설이 각각 분양에 나선다. LG건설은 성남시 하대원동 성원ㆍOPC아파트를 9백10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 이 가운데 1백6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판교 신도시 개발과 구시가지 재개발 등 각종 호재가 많은 지역이다. 금호건설은 중원구 성남동의 성남올림픽아파트 재건축 물량 중 4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밖에 대림산업이 오산시 원동에 2천5백78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로 조성하는 'e-편한세상', 월드건설의 광명5동 '월드메르디앙', 남양주시 덕소리 동부(1천2백21가구) 등에 실수요자들의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 충청권, 개발재료 많은 곳도 주목대상 지방시장은 개발재료에 따른 청약양극화 현상이 수도권보다 더욱 심하다. 충청권은 여전히 뜨거운 청약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장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부산지역은 공급 및 입주과잉으로 여전히 약세다. 따라서 투자목적이라면 개발재료를 따라 움직이는게 좋다. 우림건설이 충북 오창과학단지에서 1천7백가구를 새로 분양한다. 오창지구는 행정수도 배후단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미 지난 4월 분양 당시 초기에 1백% 계약률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 주거단지로 부상한 곳이다. 코오롱건설이 대전시 가오지구에 공급하는 '코오롱하늘채'도 1천2백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34∼35평형대로 구성되는 만큼 실수요자나 임대목적의 투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건설이 충남 아산시 배방면 공수리에 7백94가구 규모로 분양하는 단지도 아산신도시와 인접해 있고 고속철도 재료가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부산지역에는 대형 건설업체들의 브랜드를 갖춘 대단지 아파트가 쏟아진다. 롯데건설이 6월께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 2천7가구 규모의 매머드 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다대해수욕장까지 걸어서 5분거리이고 아미산 근린공원 등이 인접해 있어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도 부산 오륙도 해안가에 3천3백여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평당 7백만원선에 공급할 예정이다. 부산의 경우 입주물량이 적지 않은 만큼 실수요나 장기 투자목적의 분양이 바람직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