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진보 개혁노선을 표방해 과반 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의 국회운영 방향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권내에서 개혁신념과 원칙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정도'로 선명도가 뛰어나고 일관성을 유지해왔던 터이기에 당안팎에선 개혁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전망이 압도적이다. 천 원내대표가 경선기간 "우리당이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지와 사랑에 보답하는길은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단적으로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가 원내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당내 개혁색채강화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된 측면이 있고, 천 원내대표 특유의 `개혁마인드'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당의 개혁색채가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실제 천 원내대표의 취임직후 행보는 이같은 일반적인 예측과는 다소 다르게 `개혁과 안정'의 조화에 방점을 찍고있다. 천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귀빈식당에서 열린 재경부와 정책정례회의에서 "국민여망을 받들어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MBC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내가 선거운동과정에서 개혁을 강조한 것이 민생안정도외시로 읽히는 것을 경계한다"며 "개혁은 절대로 필요하고 강력히 추진해야하지만,안정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신으로 여겨진 언론개혁과 사법개혁, 국가보안법 개폐문제에 대해 CBS라디오에 출연, "선후완급을 고려하고, 추진한다면 어떤 내용과 프로그램을 가질 것인지, 당내 의견을 모으고, 정부와 협의하고, 국민공론화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다"고했다. 전반적으로 그간 `개혁우선주의'에서 몇클릭 우(右)로 이동한 느낌을 주고 있는것이다. 이를두고 천 원내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이젠 `천(千).신(辛).정(鄭)' 울타리내에서 `천정배 의원'이 아니라 여당의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 `천정배 원내대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 원내대표는 당정관계와 관련, 기존 소신인 당정분리원칙을 강조하면서 수평적 관계, 나아가 당중심 역할을 명확히 했다. 이와관련, 천 원내대표는 "우리당이 국민여론을 좀더 듣고, 자신의 정책역량을길러 정부와 대등한 관계, 그 이상으로 정부를 이끌어갈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당우위역할론'을 강조했다. 야당과 `상생관계'에 대해선 "과반여당이라고해서 야당과 충분한 협의없이 밀어붙이기론 가지않겠다. 대화를 통해 타협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 원내대표 측근은 "대표의 소신은 변함이 없다. 다만 원내대표로서정책을 입안하는데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원내대표 당선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사실을 전하면서 "(대통령께서) 축하와 격려의 말을 해줬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