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톱프로들은 쇼트게임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감각과 실력을 갖고 있다. 본지에서 매주 화요일자에 연재하고 있는 '프로골퍼들의 족집게레슨'에서는 이들의 쇼트게임에 대한 조언을 집중적으로 싣고 있다. 실용적인 쇼트게임 요령을 간추려서 정리한다. ■어프로치샷 ◇김종덕=그린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일명 'ABS샷'은 클럽헤드를 세워서 하게 된다. 볼의 위치는 오른쪽에,체중은 왼발에 각각 둔다. 이 상태에서 다운블로로 샷을 하면 된다. 볼이 강하게 헤드에 맞는 것 같지만 그린에 가서 스핀을 먹어 별로 구르지 않게 된다. ◇김미현=무조건 볼을 띄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손목을 꺾은 뒤 볼을 걷어내려고 하면 안된다. 쇼트게임을 할 때는 손목을 가능하면 안쓰는게 바람직하다. 쇼트게임시 모든 체중을 아래로 내려주면 좋다. 상체는 힘을 빼지만 그립은 강하게 잡아야 한다. 백스윙은 왼손으로 주도한다. 오른손으로 들게 되면 뒤땅치기가 많이 나온다. ◇구옥희=어프로치샷은 스윙이 작지만 팔을 양쪽 겨드랑이에 붙여 어깨와 팔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팔로만 스윙을 하면 미스샷이 나기 쉽다. ◇허석호=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그립을 강하게 잡아야 하지만 퍼팅할 때는 그립을 부드럽게 잡는게 좋다. 연습장 고무매트에서는 그립을 약하게 쥐어도 샷하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립을 강하게 잡으면 헤드가 가벼워져 거리와 방향맞추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강욱순=러닝어프로치샷은 볼을 오른발쪽에 놓고 손목코킹을 억제한 채 쳐야 한다. 볼을 띄우려면 백스윙때 손목 코킹을 빨리 해야 한다. ◇안시현=어프로치샷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릎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연습장에서 어느 정도 백스윙을 해야 볼이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지 연습하면서 익혀두는게 요령이다. ◇정일미=드라이버나 아이언샷은 레슨을 받아도 별로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러나 어프로치샷은 조금만 레슨을 받아도 평생 도움이 된다. 연습장에서 잘 가르치는 레슨프로를 택해 어프로치샷을 배우고 싶다고 명확히 말하고 배우는게 좋다. ◇박남신=그린 바로 옆에서 칩샷을 시도할 때는 샌드웨지보다 8,9번 아이언으로 사용해 굴리는게 효율적이다. ■퍼팅 ◇박세리=내리막 퍼팅의 경우 볼 윗부분,오르막 퍼팅은 볼의 중간보다 약간 아랫부분을 쳐준다. 퍼팅라인을 살필 때 아주 확연하게 보이지 않는 한 홀 가장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가 심하지 않다면 홀 바깥쪽을 겨냥하지 말라는 것이다. 브레이크가 심하면 퍼팅라인상의 일정한 목표지점을 정한 뒤 그곳을 향해 스트로크하라. ◇박지은=퍼팅은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둬야 한다. 클럽 두개를 나란히 놓고 그 사이를 부드럽게 지나가는 연습을 하면 퍼팅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최상호=라운드전 연습그린에서는 아무런 생각없이 볼만 홀에 집어넣으려고 하지 말고 1m 거리에서 원 형태로 볼을 둥그렇게 놓고 퍼팅한다. 이는 홀 1m 이내에 볼이 들어가면 홀에 반드시 집어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준다. ◇김미현=볼이 지나갈 자리에 어떤 이물질을 체크해둔 뒤 이물질을 조준해 스트로크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1m 안팎의 쇼트퍼팅을 할 때 퍼터헤드를 홀 쪽으로 보낸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퍼팅은 자신감이 중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은 금물이다. ◇최광수=10m가 넘는 롱퍼팅을 해야 할 경우에는 홀을 목욕탕 욕조만한 크기로 생각하고 퍼팅을 한다. 7∼8m 거리가 남으면 홀을 세숫대야 정도로 여기고 그 속으로 볼을 넣으려고 한다. 3∼4m는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퍼팅에 임한다. ◇김주미=퍼팅은 오른손 위주로 한다. 왼손은 방향을 잡아줄 뿐,오른손으로 스트로크를 한다는 자세로 임한다. 그래서 클럽 2개를 나란히 놓고 그 사이를 퍼터가 움직이도록 연습하면 도움이 된다. ◇정일미=퍼팅은 헤드무게를 느끼면서 해야 한다. 그린이 빠르면 어깨위주의 스트로크를 하기보다 팔꿈치 감각으로 퍼트를 하라. 빠른 그린에서는 큰 근육보다 작은 근육을 활용하는게 낫다. 풀이 억센 곳에서는 퍼터를 양손으로 좀 세게 잡아준다는 느낌을 갖고 퍼팅한다. 풀이 가늘면 어깨 힘을 빼고 타이밍을 좀 느리게 한다는 기분을 가져야 한다. 결코 때리는 퍼팅을 해서는 안된다. ◇신용진=자신의 어느쪽 눈이 '주된 눈'(主眼)인지 먼저 알아보라. 한 쪽 눈을 감았을 때 잘 감아지는 눈이 주안이다. 오른쪽 눈이 주안이면 퍼트할 때 볼 위치를 오른쪽,왼쪽 눈이 주안이면 왼쪽에 볼을 놓는게 성공확률을 높여준다. 롱퍼트를 할 때는 약간의 헤드업을 해주는게 나을 수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