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지배력이 확고한 독·과점 기업들이 조정장에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KT&G 농심 태평양 롯데제과 등이 대표적이다. 1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는 미국 금리인상,유가급등,중국 쇼크 등 잇따른 악재로 지난달 23일 이후 15% 넘게 폭락했지만 KT&G는 이 기간 오히려 5% 이상 올랐다. 가스공사와 롯데제과는 1% 정도 상승했다. 농심과 태평양은 6% 정도 떨어지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이날도 농심만 보합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종목은 모두 동반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경우 내수시장을 확실히 틀어쥐고 있는데다 사업 성격도 경기방어적이어서 해외 악재의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고배당주이거나 주가변동이 적어 장기투자자가 선호한다는 점에서 급매물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가스공사의 경우 국내 LNG(액화천연가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수익이 안정돼 있는데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6%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G도 77%에 달하는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고배당이 기대되고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KT&G의 경우 국내외 거시변수 변화와 무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데다 연 6∼7%의 배당수익이 가능해 주식시장의 '안전자산'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농심은 지난 2000년 65%였던 라면시장 점유율이 올 1분기에는 74%까지 늘어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증권은 농심의 경기방어적 성격과 강한 시장지배력을 감안할 때 경기민감주에 비해 급락 가능성이 적다며 목표주가를 24만8천원으로 제시했다. 이날 종가(21만6천원)보다 15%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롯데제과와 태평양도 각각 제과와 화장품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30∼40%에 달해 안정적인 고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