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등 일본차의 잇따른 한국 상륙으로수입차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3대 일본 메이커의 국내 진출로 BMW와 렉서스간의 1위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수성'을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할전망이다. 특히 일본차 메이커의 한국 입성은 중.대형차 부문의 국내차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혼다.닛산, `한국 시장은 내 손안에 있다' = 지난해 초 한국내 법인인 혼다코리아를 설립, 국내 시장 진출 준비를 해 온 혼다는 10일 오전 본사 후쿠이 다케오사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하얏트 호텔에서 `어코드' 신차 발표회를 갖고 한국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혼다코리아는 일단 혼다의 간판 차종인 `어코드' 2.4와 3.0 등 두 개 차종을 선보인 뒤 10월께 승용기능이 강화된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CRV'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미니밴인 `오딧세이'와 고급브랜드 `아큐라' 등도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로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특히 `어코드'의 국내 판매 가격대를 3천400만-3천900만원대(풀옵션)로 책정,국산차 동급 모델 대비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담보한다는 전략이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1천대, 내년 2천대 가량으로 판매목표를 잡고 있다. 닛산자동차도 지난 3월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한국법인 한국닛산㈜을 설립, 닛산 USA 출신의 케니스 엔버그(Kenneth L. Engberg)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한데 이어오는 13일 하얏트 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시장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한국닛산은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내세워 내년 중반부터 한국 시장을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동안 국내 독립 딜러 선정 및 판매망 구축작업을 벌여왔다. 혼다에 이어 닛산까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일본내 3대 메이커가 모두 한국시장에 `터'를 잡게된다. ◆수입차 시장 `각축전' 치열 예고 = 혼다.닛산의 가세로 도요타 렉서스와 BMW간의 1위 경쟁은 가열화될 전망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1위 자리는 수년간 BMW의 `철옹성' 처럼 여겨져왔으나 지난해 10월 렉서스가 처음으로 BMW를 누른 뒤 극심한 혼전양상을 보여왔다. 렉서스는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BMW 제쳤으나 1월 재고부족으로 3위로 주저앉은 뒤 2-3월 다시 1위를 탈환했으나 4월에는 BMW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BMW는 오는 18일 중형 SUV인 X3 신차발표회를 갖는데 이어 6월초까지 7개의 신모델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로 시장을 압도해 나가기로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도 20일 하드톱 오픈카인 뉴 SLK 2개 모델(SLK200컴프레서, SLK350) 신차발표회를 갖고 선두권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그동안 고진모터임포트를 통해 수입.판매해온 독일 아우디도 다음달 중으로 100% 출자 법인인 한국법인인 아우디 코리아를 설립,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세확장에 나선다. 아우디 코리아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 4-5년간 브랜드 이미지 제고및 마케팅 등에 1천억원에 투자, 국내 판매대수를 2005년 1천900대, 2008년 5천대로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 ◆국산차 시장도 `위협' = 도요타차의 고급브랜드 렉서스가 국내시장에서 거둔성공에 고무된 혼다. 닛산의 한국 진출은 수입차 메이커 뿐 아니라 국산차 시장에도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혼다가 한국 시장 전략차종으로 선정한 어코드는 가격대도 국산차종과 별차이가 없어 그랜저XG, 오피러스 등과도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어코드의 국내판매로 국산차와 수입차간 직접 경쟁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셈이다. 도요타도 당장은 렉서스 브랜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캠리'를 비롯, 일반 도요타 브랜드 모델을 국내 시장에투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현행 8% 관세가 없어지게 돼일본차는 약 9.2%의 가격 인하 효과가 생겨 국산차와의 가격차는 더 줄어드는 만큼국산차 시장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수입차 시장의 지속적인 저변확대, 일본차 메이커의 가세, 한.일 FTA 체결 등과 맞물려 전체 국내 대형차 시장내 수입차 비중이 ▲2005년 25.0% ▲2006년 29.7% ▲2007년 33.6% ▲2008년 37.0% ▲2009년 38.6% 에 이어 2010년에는 40.1%에 육박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소비자 의식 조사결과 수입차에 대한 구매희망률도 99년 2.1%에서 지난해 8.6%로 해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등 국내 메이커는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