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의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9일 `제59주년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행사가 열리던 도중 폭탄테러 사건이발생, 아흐마드 카디로프 대통령이 숨졌다. 또 체첸을 포함한 북부 카프카스 주둔 러시아군 사령관인 발레리 바라노프 장군을 비롯한 고위 관리와 아슬란 카사노프 로이터통신 기자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체첸 내무부 관계자는 이번 폭탄테러 사건으로 카디로프 대통령을 포함해 최소10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사망자가 최소 14명이라고 보도했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폭발사건 뒤 30여분만에 숨졌으며, 바라노프 장군은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라노프 장군의 생사와 관련, 중상을 입고 수술이 진행중이라는 보도도 있다. 이날 사건은 카디로프 대통령을 비롯한 체첸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승전기념일 행사가 열리던 도중 오전 10시35분께(현지시간)귀빈석 밑에 장착된 지뢰 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물리친 승전기념일을 기념하는군사퍼레이드와 기념 음악회를 보기 위해 디나노 스타디움은 군중들로 가득 찬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관계당국은 VIP석 인근에서 두 번째 폭탄을 찾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NTV는 폭탄테러로 크게 붕괴된 귀빈석 주변 및 피를 흘리는 부상자,매몰 부상자 구출 장면 등을 방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배후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동안 테러공격을 계속해오던 체첸 반군의 소행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52세의 카디로프 대통령은 체첸반군과 러시아군간의 충돌에서 그동안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해 왔으며, 지난 2000년 크렘림에 의해 체첸 대통령에 지명된 뒤지난해 10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정식 선출됐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폭탄사건 발생 뒤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고 RIA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우리와 싸우고 있는 자들에 대해 보복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테러리스트에 대한 보복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그로즈니 AP.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