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대통령에게 너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며, 네가 이룬 일을 돋보이게 할 것이니라" 미군에 의한 이라크 재소자 학대 사건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지난 2001년 "공직자로서, 기업인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올바른 처신에 대해 주변으로부터 충고받은 것을 모은 것"이라며 월 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했던 '럼즈펠드 계명'중의 하나다. 당시 세인으로부터 그럴 듯하다고 평가받은 만큼 오늘날 럼즈펠드 장관 처지에선 통렬한 대목이다. 다음은 유에스투데이지가 다시 소개한 럼즈펠드 계명 일부와 현재 럼즈펠드 장관의 처지. ▲"실책을 저질렀으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신속히 바로잡아라. 지연은 실수를 배가시키거늘" = 학대 사건에 대해 이미 올초 군당국이 조사를 실시했음에도 최근 언론에 크게 불거지기까지 `신속한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도덕적 권위가 추락해 세계 외교 지도력 전체에 치명상을 입혔다고 언론들은 비판하고 있다. ▲"대통령 측근이라는 자리는 모름지기 (대통령이 싫어하는) 나쁜 뉴스를 전하는 일이니, 대통령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니라" =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뒤 럼즈펠드장관을 따로 불러 이라크 재소자 학대 사건을 미리 보고받지 못해 특히 언론을 통해사건 관련 사진들을 알게 된 데 대해 질책했다. ▲"대 의회 관계를 `회전문'으로 생각하라. 오늘의 적일지라도 내일은 도움을청해야 할 일이 있느니라" =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럼즈펠드 장관이 최근 이라크 상황이나 국방 예산을 다룬 의회에 출석해서도 이같이 심각한 사안을 사전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 분개하며 민주당의 사퇴론에 일부가 동조하고 있다. 의원들은 특히 첫 파문을 일으킨 최근의 CBS의 보도전에 럼즈펠드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가 보도 예정 사실을 알면서도 의회에선 함구한 데 대해 더욱 분노하고있다. ▲"워싱턴 포스트 1면에 나기를 바라지 않는 일들은 하지도 말며 말하지도 말지니라" = 그러나 최근 학대 사건과 럼즈펠드 장관 책임론이 연일 이 신문은 물론 다른 신문에도 1면과 사설란 등을 차지하고 있다. ▲"정치는 하루하루가 심각한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일로 가득 차 있으니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길지어다" =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장관의 보고지연 실수를 탓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장관을 신뢰하고 있다"고 감싸고 있다. ▲"보고내용에 편견을 갖고 있으면, 너는 하루하루가 좋아진다는 보고를 받을 것이니라. 보고체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 마저도 너의 선호도를 엿보여줌으로써 기관 전체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게 되니라" = 럼즈펠드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와 군수뇌부는 이라크 재소자 학대 사건의 심각한 양상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도 CBS에 보도될 때까지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함에 따라 책임 범위와 함께미군 지휘체계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