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가 있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죠."(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김종철 민노당 대변인) 재계의 총본산인 전경련과 노동계를 대표해 원내에 진출한 민노당의 지난 4일 첫 공식 만남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민노당은 '전경련 해체'를 주장해 왔고 전경련도 경제위기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민노당 원내진출을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이날 모임은 예상대로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현 부회장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히자 노회찬 민노당 사무총장이 곧바로 "성장과 분배에 대해선 시각차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반박,다소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되긴 했지만 설전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 부회장이 "기업 투자를 늘려야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하자 노 총장은 "기업 투자를 늘리기위한 방안이 무엇이냐"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 총장이 자신의 경험을 들어가며 사용자측의 노조활동 개입 실태를 비판하자 현 부회장은 끝까지 관심있게 경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 차이와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대화를 계속 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은 이날 모임의 가장 큰 성과다. 제도권에 발을 들인 민노당이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기 보다는 상대를 인정하고 만남을 갖는 등 보다 유연한 자세를 나타낸 것도 앞으로 기대를 모으게 하는 대목이다. 노 총장은 답례차원에서 다음에는 민노당이 현 부회장을 초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격한 시각차가 있긴 하지만 타협과 상생의 필요성은 서로가 느끼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과 노동계를 대변하는 원내세력인 민노당이 꾸준히 얼굴을 맞대길 기대해 본다. 정태웅 산업부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