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국회 '명당자리'를 잡기 위한 싸움이 한창이다. 총선 결과 16대 국회에서 제3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제1당으로 부상하고 제2당이었던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함에 따라 국회 본관 사무실 배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13대 국회 이후 지금까지 국회 정문쪽을 바라보고 섰을 때 본관 왼쪽1층은 제1당이,오른쪽은 제2당이,뒤편엔 제3당 또는 비교섭단체 사무실이 배정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17대 국회에선 이러한 관례를 깨고 제1당인 열린우리당이 오른쪽 사무실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제1당이 됐음에도 불구,현재 민주당이 사용하고 있는 국회 본관1층 오른쪽 사무실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 15대,16대 대선에서 그 자리의 사무실을 사용했던 국민회의와 민주당이 잇따라 대통령을 당선시켜 국회 내에서 '명당'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현재대로 본관 1층 왼편을 사용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열린우리당이 자리를 내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도 두 번이나 정권을 창출한 교섭단체 사무실로 옮겨가는 데 대해 싫지 않은 기색이다.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자민련에도 별도 사무실을 배정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최명진 기자 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