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이상의 카드빚을 지고 있는 최모(44.경기도 거주)씨는 지난 2월 "은행에서 1천만원을 대출받게 해주겠다"는 대출 중개업자의 전화를 받고 귀가 솔깃했다. 최씨는 대출에 앞서 회원가입비로 60만원을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신용카드로 결제했지만, 업자는 대출을 차일피일 미루다 연락을 끊었다. 신용이 낮아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기 힘든 신용불량자나 실직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중개해 주겠다"며 접근, 중개료, 수수료 명목으로 돈만 챙기고 잠적해버리는 `텔레마케팅 대출 중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4일 "올 2~4월 전화를 이용한 대출 중개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140여건이나 접수됐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이들 사기업자들은 대부분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출을 중개해주겠다며 접근한다고 소보원은 말한다. 그 다음 단계로 신용카드번호 등 개인 정보를 알려 달라거나 회원가입비, 중개료 등 명목으로 돈을 요구, 돈이 입금되면 이런 저런 핑계로 대출을 미루다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고 소보원은 설명했다. 소보원 이창옥 소비자상담팀장은 "이들 사기업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전화, 팩스 등을 통해서만 거래하고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는 것"이라며 "전화로 개인정보를 함부로 알려주지 말아야 하며 합법적인 대부업체인지 관할 시, 도청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