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활발한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반정부 이슬람 무장조직에 의한 테러위협 때문에 막판 유세계획을 취소했다. 3일 필리핀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로요 대통령은 당초 4일부터 수도 마닐라남부의 바탄가스 지역에서부터 남부 민다나오섬에 이르는 유세활동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아부 사야프 등 과격 이슬람 테러조직에 의한 위해첩보가 입수되면서 계획을철회했다. 이와 관련해 아로요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인 마이크 디펜소는 구체적인 내용에대해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폭발물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시사했다. 디펜소 대변인은 위해첩보의 심각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막바지 유세일정을 변경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우리측으로서는 현재 보안지침을 충실히 따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보안당국은 아부 사야프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등 과격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이번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일련의 테러를 획책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후보자들에 대한 신변경호와 유세장 주위의 경계 강화 등을 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지난 3월 마닐라 곳곳에 대한 아부 사야프 조직의 폭탄테러사전음모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달 말에는 남부 아우구산 델 수르 지역의 한 고속도로 인근에서 폭발물매설훈련을 실시하던 공산당 산하 무장조직 신인민군(NPA) 소속 요원 10여명이 조작을 잘못하는 바람에 폭발사고가 발생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한편 아로요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야당후보로 영화배우 출신인 페르난도 포2세후보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