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은, 홍콩인들이 차기 최고 지도자인 홍콩 행정장관(行政長官)을 투표로 선출하지 못하도록 한 중국의 결정을 26일 비판하고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의 빌 람멜 외무차관은 홍콩의 민주화에 역행하는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1997년 홍콩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될 때 영국과 중국이 합의한 '공동선언'과모순된다고 밝혔다. 중국 전인대는 26일 홍콩인들이 차기 홍콩 행정장관을 투표로 직접 선출하는 것은 사회와 경제 불안을 야기한다고 주장하며 지금처럼 친중국적인 인사들로 가득 찬선거인단이 간접 선거로 선출하도록 결정했다. 람멜 차관은 "전인대가 (홍콩의 헌법격인) 홍콩기본법에도 없는 한계들을 홍콩헌정 발전에 가하려 하는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히고 런던 주재 중국 대사를 만나영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주재 미국총영사관의 제임스 케이스 총영사도 중국의 조치에 실망을 표시하며 중국의 조치는 "홍콩기본법과 공동선언이 홍콩인들에게 보장한 고도의 자치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인들은 현재 행정장관을 직선으로 선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의회인 입법회(立法會)도 일부만 직선으로 선출할 수 있어 중국의 홍콩 정책에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에 따라 행정장관과 입법회 직선 등을 요구하며 홍콩 역사상 최대 규모인 50만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민주화 욕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민기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