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폭우 속 강행군 투혼을 불사르며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동거 중인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26일오후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연습장에 나서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 눈길을끌었다. 쌀쌀한 날씨속에 이같이 다소 무리한 훈련을 실시한 것은 움베르투 코엘류 대표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하는 등 최근 침체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한다는데 각급 팀 사령탑들이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대표팀과 올림픽팀이 동시에 입소해 비슷한 시간대에 훈련한 적은 이번이 사상처음으로 이날 담금질에는 동생인 올림픽대표팀이 30분 먼저 나섰다. 냉정한 표정의 김호곤 감독은 서있기에도 힘들 정도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한양대와 연습경기를 실시하며 조금이라도 쉬는 선수가 보이면 강하게 질책하며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대표팀 주포 조재진(수원) 등 선수들은 오한이 밀어닥쳤지만 수건으로 몸을 한번 털어낸 뒤 이를 악물고 다시 그라운드로 뛰어 나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감독의 주문에 보답했다. 이날 올림픽대표팀은 김동현, 조병국(이상 수원), 최원권(서울), 조병국, 오승범(성남)이 각각 한골씩 책임져 한양대에 깔끔하게 4-0 완승을 거뒀다. 김 감독과 이상철 코치는 이날 평가전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 잘했다 "고 격려해주며 내달 1일 중국과의 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도 이같은 뚝심을 발휘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 감독은 "중국과 경기를 벌이는 창샤에도 어제 비가 많이 와서 수중전을 대비해 연습했다"며 "선수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어 중국에서 올림픽 본선행을 마무리 짓고 오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형님인 성인대표팀 또한 동생 못지 않았다. 10분만 서있어도 손이 시릴 정도로 추웠지만 박성화 감독 대행이 이끄는 성인대표들은 단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장대비를 맞으며 1시간 40분간의 훈련을통해 28일 파라과이전 필승을 위한 각오를 불살랐다. "코엘류 감독의 퇴임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던 설기현(안더레흐트)과 이영표(PSV 에인트호벤)는 시차 적응이 안됐지만 그라운드에 몸을 뒹굴며 솔선수범에 나섰다. 훈련을 실전처럼 해야한다고 주장했던 박 감독 대행도 8-8 미니게임에서 지휘봉을 던지고 아예 선수로 나서 부지런히 뛰어 다녀 주장 유상철(요코하마) 등이 더욱분발케했다. 특히 최근 일본무대에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안정환은 이날 미니게임에서 감각적인 슛으로 수차례 골망을 갈라 파라과이전에서 기대치를 높였다. 박 감독 대행은 "적극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경기장에서 실력이 나오지 않기때문에 강훈련을 실시했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재무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