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누른 한 주였다. S&P 500 기업 중 절반이 넘는 기업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했다. 톰슨 퍼스트 콜에 따르면 발표 기업 중 89%가 분석가들의 전망치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실적을 내놓았다. 시장은 이같은 실적 호조를 반겼다. 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주초의 의회 증언에서 디플레(경기침체 속 가격 하락)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조기 금리인상 우려를 낳았지만 호전된 실적 앞에 그 영향력을 잃었다. 기술주들의 실적이 눈부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순익이 17% 늘었다고 발표했다. 실적이 발표된 23일 이 회사 주가는 27.54달러를 기록,1.59달러 올랐다. 23일 나스닥은 2,049.77로 마감,한 주 전체론 2.7% 상승했다. 다우는 10,472.84로 0.2% 올랐다. 이로써 올 들어 주간단위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양대 지수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경기 지표도 좋았다. 3월 내구재 수주 증가율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4% 에 달했다. 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고 개인들도 씀씀이를 늘리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하지만 그런 지표가 나올수록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AG에드워드 앤드선스의 수석 주식전략가인 스튜어트 프리맨은 "경기 회복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호재를 호재 자체로 받아들이지만 지금은 경기와 관련된 좋은 뉴스가 나올 때마다 언제 금리를 올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런 걱정이 주가에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호전된 기업 실적의 주가 부양력에는 못미쳤다. 이번주에도 경제지표가 쏟아진다. 26일 신규주택판매에 이어 27일에는 소비자신뢰지수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치가 나온다. 30일에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개인소득및 소비,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 등도 예정돼 있다. 리먼브러더스는 1·4분기 GDP 기준 경제성장률이 4.7%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 소비와 기업및 주택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주 시장의 주인공이었던 그린스펀 의장이 이번주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27일 에너지시장에 관한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를 움직일 만한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발표도 이어진다. 26일에는 기술서비스 회사인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스, 보험회사인 처브,27일에는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화학회사인 듀폰,29일에는 엑슨모빌,에트나,30일엔 프록터 앤드 갬블,세브론 텍사코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스펜서 클라크의 시장전략가인 마이클 셀던은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워낙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정말로 좋은 실적이 나와야만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선 호전된 기업 실적과 경기지표가 FRB의 금리인상 우려보다 조금은 힘이 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