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의 '맏형'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최근 들어 부쩍 높아진 위상을 보이고 있다. 제17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대거 배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통화정책의 최고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에 2명을 한꺼번에 진입시키는 등 녹녹하지 않은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22일 KDI에 따르면 전날 임명된 3명의 금통위원 중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과 강문수 연구위원 등 2명은 지난 1980년대부터 장기간 근무하며 연구 경력의 대부분을KDI에서 보낸 정통 'KDI맨'들이다. 이 전 행장은 지난 2000년까지 KDI에 봉직하며 금융경제팀장, 재무장관 자문관을 역임했으며 강 위원 역시 한국은행을 거쳐 1984년부터 KDI에 근무하며 국제교류협력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금통위 정원은 7명이지만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가 당연직이므로 실제로는 5명뿐으로 이중 2명을 KDI 출신이 차지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재정경제부 출신들이 두 자리 내외를 차지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 데 따른 반사이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어쨌든 KDI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게관계와 학계의 중론이다. KDI는 일주일 전에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도 재경부 장관에 이어 KDI 원장을지낸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박세일, 이혜훈, 이주호, 유승민씨등 모두 5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16대 때의 2명(강봉균.김만제 의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KDI 관계자는 KDI 출신의 연이은 약진에 대해 "정치권이든 금융계든 어디에서나'전문성'을 강조하면서 주요 정책의 아이디어 산실 노릇을 하는 KDI의 전문 연구 인력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KDI 출신들은 국회나 금통위 이외에도 이동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박준경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국가전략분과위원장, 유종일 동북아경제중심위원회 분과위원장 등이 참여정부 들어 정부 요직에 발탁돼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DI는 연구원과 국제정책대학원에 65명 가량의 박사급 연구진이 근무하고 있으며 1971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장관급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을 숱하게 배출했으며 KDI 출신 대학교수만 해도 160여명에 이르는 등 만만치 않은 인맥을 형성하고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