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과 관련, 20일 5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희정씨는 검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한 신문이 이어지자 "검찰 수사과정에서 본의와 다르게 대답한 적이 많았다"는 언급을 되풀이해 소추위원측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소추위원측은 이날 변론에서 안씨를 상대로 검찰 진술조서를 토대로 장수천 채무 변제 및 용인 토지매매계약 등과 관련해 노 대통령의 연루여부를 추궁하는 등 신문을 계속했다. 안씨는 "4개월간 고통스럽게 수사를 받았고 청문회까지 거친 사안을 또 말해야하다니 답답하다"면서 "검찰이 다른 사람 진술을 끌어와 꿰맞추려듯 따졌고 본의아니게 `그렇다'라고 말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받아쳤다. 그는 "당시 수사진은 전체적인 수사 결론에 다가가기 위해 객관적 사실이 아니어도 대답을 이끌어내려고 했고 나는 오랜 수사기간에서 오는 피로감에 `예.예'하면서 협조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소추위원측은 "그렇다면 대한민국 검찰이 수사내용을 조작했다는 말인가"라며 "안씨 본인의 문제를 묻는게 아니라 대통령의 연루사실을 밝히자는 취지이므로 말을 돌리지 말고 사실관계만 대답하라"고 추궁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측은 이에 대해 "증인이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놓고 지지부진하게 문답하는 것은 필요가 없다"며 "용인땅 매매 문제도 호의적 매매였다는 취지로무죄판결이 났고 대통령 취임전 사건이므로 신문사항이 못된다"고 소추위측의 신문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재판부는 "검찰 수사기록은 이미 증거로 제출된 부분이므로 검찰 진술내용을 재확인하는 질문을 가급적 피해 신문을 계속하라"고 중재했다. 소추위원측이 이어 장수천 빚 변제잔금의 용처와 롯데 자금의 수수경위 등을 묻자 안씨는 "검찰에서 진술한 부분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안씨는 또 중간중간 "제가 저지른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없지만 이곳저곳 불려다니면서 수 차례 `잘못했다'고 시인하는 것도 참 괴롭다"며 "재판부가 이런 점을 참고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