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의 경영권 분쟁이 최태원 회장의승리로 끝난 이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어 그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19일 60.02%를 기록하며 60%를처음으로 돌파했다. 소버린 자산운용이 작년 4월 3일 `크레스트 씨큐러티즈'란 이름으로 SK 지분 8.64%를 매입했다고 공시하며 처음 얼굴을 내밀었을 때의 외국인 지분율 34.88%와 비교하면 1년 사이에 25.14%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1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벌어진 표 대결에서 SK가 소버린에 압승을 거둔 이후에도 외국인은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주총 당시 외국인 지분율은 55.41%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매수의 이유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는 주총을 계기로 인수.합병(M&A) 기대가 수그러들었지만 중국의 성장을 배경으로 정유업종이 호황을 누리자 이에 따른 실적 개선에 주목하고 대표적인 정유사인 SK 주식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소버린이 주총 패배에도 불구하고 "SK의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내년 주총에서 다시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선취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최태원 회장과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SK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작년 말 18.20%에 달했으나 SK증권의 보유 지분 매각 등으로 지금은 17.62%로 떨어졌다. 또 SK의 백기사로 나섰던 산업은행 등도 작년 말 주주명부 확정 이후 보유 지분을 팔아치웠다. 반면 소버린은 현재 14.99%를 갖고 있으며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템플턴 자산운용은 5.04%, 웰링턴 자산운용은 9.0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SK측의 지분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계속 늘고 있어 SK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버린이 당장 경영진 교체를 위해 임시 주총의 개최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외국인 지분 60%를 모두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실현 가능성은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상법상 주총에서 이사를 해임하려면 출석 의결권 지분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에 따라 내년 정기 주총을 앞두고 표 확보전에 들어가는 올 하반기에나 양측의 경영권 싸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박대용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SK의 실적 개선과 하반기 M&A 이슈화에에 대비해 주식을 계속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