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용 후판 수급 전망을 놓고 조선업계와 포스코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올해 후판 수급차질물량이 54만t에 달하고 2010년에는 1백33만t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포스코에 공급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최근 철강재 부족 상황에서 조선업계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반박하며,설비 증설에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후판 수급불안 논란 조선업계는 지난해 수주량이 1천8백2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으로 2002년 7백60만CGT보다 2배이상 늘어나는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후판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판 소요량은 올해 4백57만t,2007년 5백1만t등 늘어나지만,포스코(1백53만t)와 동국제강(1백50만t)의 생산능력은 변하지 않아 후판 수급차질 규모가 올해 54만t,2007년 98만t등 꾸준히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전반적인 국내 철강재 부족상황에서 조선업계에만 특혜를 줄 경우 다른 제품 수요처에 그 피해가 돌아간다며 반박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열연코일 생산량 20만t을 후판으로 돌리고,기계 강관용 후판 14만t등을 조선업계에 우선 공급키로 했으며 나머지는 수입을 통해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 중국의 바오산 철강이 2백만t규모의 후판공장을 가동하고 일본도 1백만t 정도 후판공급 여력이 있음에도 조선업계가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을 이유로 포스코에만 물량을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비증설 논란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2020년까지 세계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조선용 후판 사용량 증가는 기조적 현상"이라며 포스코측의 설비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후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조선업계는 포스코가 설비증설을 하지 않는다면 "제2제철소"를 정부가 허용해 제3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며 포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중국등에 조만간 5백만~6백만t 규모의 일관종합제철소 건설계획을 확정해 후판 생산을 늘리겠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 건설할 경우 최소 4조원의 투자와 3년이상의 건설기간이 필요한데 막상 지어놓고 나면 설비과잉이 우려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도 "세계적인 설비과잉 상황에서 중국의 갑작스런 수요증가로 철강재 부족현상이 빚어졌지만 중국경제성장이 주춤하면 철강가격 폭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포스코가 해외에 제철소를 지을 경우 후판 수입에 따른 비용 상승이 우려되며 국내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은 이에 따라 후판 수요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국내 제철소 추가 건설 가능성을 협의키로 했으나 양측의 입장차이가 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