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가 막판 총선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주요 정당 지도부는 정 의장 사퇴 파장에 대해 엇갈리는 분석과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판세의 변화와 부동층의 향배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일단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 단식농성은 한나라당의 급부상과 영남 석권을 막기 위해 열린우리당 지지층의 위기감을 고조시켜 탄핵 반대의 열기를 재결집해내려는 승부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고, 열린우리당은 정 의장의 사퇴가 막판 표 결집으로 연결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정 의장의 사퇴는 박근혜(朴槿惠) 바람과 노풍(老風)으로 이완된 탄핵 심판론을 환기시키고 지지층의 위기의식을 높여 여론조사상 열린우리당의 총선압승이란 `착시현상'을 걷어내며, 최근 열린우리당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이탈한 진보.개혁성향 유권자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틀째 단식농성중인 정 의장은 당원들에 대한 호소문에서 "현재 상황은 총선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라며 "탄핵관철 음모를 저지하고, 대통령을 살려내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고, 김부겸(金富謙) 임종석(任鍾晳) 의원등 소장파 후보 6명은 탄핵심판을 촉구하는 단식을 계속하면서 전국을 순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대 총선의 전례를 볼때 선거 막판의 승부수가 의도와는 다른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열린우리당측도 상당한 부담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여타 정당은 총선 막판에 정 의장이 던진 선대위원장직 사퇴 카드를 `대국민 협박용 정치쇼'로 일축하고, "오히려 역풍을 불러 열린우리당의 총선 참패를 부채질 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표심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 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비례대표 후보 사퇴 및 단식 농성이 "친노(親盧) 성향의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높여 독주하려는 전형적인 쇼 정치"라고 폄하하고, "정 의장의 사퇴는 `거대여당'을 굳히려는 위장전략"이라는 점을 홍보하면서도 자극적인 표현은 삼갔다. 부산에서 상경한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정 의장 사퇴 및 단식농성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국민이 판단하겠죠"라는 짤막한 답변만을 내놓고 수도권 표밭으로 달려갔다. 민주당은 정 의장의 사퇴가 열린우리당내 대구.경북지역 후보들, 노무현(盧武鉉)대통령 측근들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열린우리당의 `내분'을 부각시켰다.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을 민주당으로 돌려놓기 위한 포석이다. 김종인(金鍾仁) 공동선대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결정적인 패착을 뒀고, 당초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고, 장성민(張誠珉) 선거기획단장도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협박하는 쇼 정치는 유권자들의 반감을 부를 것이며, 호남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열린우리당의 거품이 급속히 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지도 급락을 막기 위해 극약처방을 했는데 독약 처방이 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재현 강영두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