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고물가, 원화 가치 상승 등의'신 3高 현상'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3高 현상으로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수출인데 석유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장기화하고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하락하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예상대로 2.4분기부터 하향 안정될 경우 경제 기조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한국은행 이주열 조사국장 유가는 당초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2.4분기부터 브렌트유 기준 3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33∼34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4분기에도 30달러대로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낙관적 전망이 자꾸 깨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가 수준이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우세하다. 특히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 물가를 0.3%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미 작년말 대비 10% 정도 올라 물가가 걱정이다. 가뜩이나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소비가더욱 위축될까 우려된다. 그러나 유가는 지금이 정점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앞으로 상황이 진정된다면경제 기조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다.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 현재 경제가 수출 견인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유가, 물가 등이 나빠지면서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경우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유가의 경우 수급의 문제가 아닌 가격 문제여서 정책 대응이 어렵다. 환율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던 부분이 조정되는 것으로 현재 1천140원대로 떨어졌지만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화 강세 등과 비교해봐도 큰 문제는 없다. 걱정스러운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들먹이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물가 부담 때문에 환율에 강력하게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가가 많이 올라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도 경제에부담이다. 유가는 꼭지점까지 왔다는 것이 대세이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경제에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다. ▲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 원자재 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까지 오르면 기업 채산성이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있기때문에 당장 큰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기업은 바로 타격을 입게 된다. 원자재 파동으로 충격을 받은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가중될 것이다. 유가는 생산자 물가를 상승시키고 1∼3개월 후에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준다. 연초부터 생산자 물가가 올라서 소비자 물가 불안이 크지만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이 아니라 가격 측면의 압력이어서 정책적으로 대처할만한 수단도 없다. 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 없으므로 기업이 경영 합리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자체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영 여건이 어려운 기업들에설상가상인 셈이다. ▲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 수출 호조가 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물가가 걱정이며 당장 유가가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수출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기가가라앉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도 버티기 힘들다. 고유가는 수급 문제가 아니라 가격 문제이다. OPEC가 유가가 높은 상황에서 감산을 한 것은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급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당초 유가는2.4분기쯤에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제는 힘들어졌다. 원화 가치 상승은 당장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수출에 어느 정도악영향은 있겠지만 엔화도 동반 강세이기 때문에 수출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다. 1천100원대 초반까지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KDI 성명기 전문연구원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문제다. 그러나 유가는 지정학적 위험이 제거되면상승 요인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OPEC의 감산 배경 중 하나인 달러 약세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성장 속도가 일본이나 유럽보다는 빠르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회복세로 인해 비철금속, 곡물 등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전년 말보다 20% 이상 올랐다. 유가보다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다행인 것은 원화가치가 상승하며 환율이 떨어져서 해외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을 상쇄시켜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물가에는 긍정적이다. 유가는 지금이 정점인 것으로 보이며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공급 요인으로 인한가격 상승은 오래 가지않는다. 따라서 과거의 흐름대로라면 상반기 내에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최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