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총리 당선자는 24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외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진자리에서 유엔이 이라크 점령군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않을 경우 이라크 주둔 자국군을 철수시킨다는 방침은 확고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파테로 당선자는 이날 마드리드 연쇄 폭탄테러 희생자를 위한 추모 행사가 끝난 뒤 블레어 총리,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등 추모행사에 참가한 각국 정상및 고위 관리들과 6시간에 걸쳐 잇따라 회담을 가졌다. 내달초 공식 취임하는 미구엘 모라티노스 스페인 외무장관 내정자는 기자들에게이라크전 개전 주요 옹호국인 두 나라 지도자들과 회담에서 "메시지는 명백했다"며"이라크 주둔과 관련한 현재의 변수가 바뀌지 않는다면 스페인 병력은 6월 30일 고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하고 서로 이해하는 회담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발언에서 스페인의 동맹국인 영국을 안심시킬만한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암시는 없었다. 모라티노스 내정자는 사파테로 당선자가 블레어 총리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새 이라크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도록 영국이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파테로 당선자와 파월 장관간의 회담은 예정시간인 45분보다 크게 축소된 15분간 진행됐고 콜린 장관은 회담 직후 곧바로 워싱턴으로 출발했으며 언론에 대한파월 장관이나 미국 관리들의 회담 내용 설명은 없었다. 모라티노스 장관 내정자는 "파월 장관이 유엔이 이라크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하고 정치.군사적으로 어떤 권한을 가져야하는지를 확실히 하기위해 스페인과 함께논의하자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모라티노스 내정자는 파월 장관이 유엔의 역할에 대한 즉각적인 대화를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사파테로 당선자는 또 이라크에 2천500명을 파병중이어서 스페인의 철군에 영향을 받게 될 폴란드의 레셰크 밀레르 총리, 그리고 이라크전에 반대한 프랑스의 자크시라크 대통령,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도 만나 주로 유럽연합(EU)의 장래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시라크 대통령의 대변인 카테린 콜로나는 기자들에게 시라크 대통령이 사파테로당선자에게 스페인과의 긴밀한 관계 발전과 새 유럽 건설 협력에 대한 희망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끝난뒤 포르투갈로 간 블레어 총리는 호르헤 삼파이오 포르투갈 대통령과 회담 뒤 EU의 대(對) 테러전 협력을 강조하고 "이슬람국가인 터키의 EU 가입이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명분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터키의 EU 가입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테러 희생자 추모행사는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 내외와 희생자유족, 유럽의 각국 정상, 파월 장관, 외교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드리드 시내 알무데나 대성당에서 60분간 엄수됐다. (마드리드.리스본 AFP.AP=연합뉴스)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