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주회사 출범 2년째를 맞아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CEO(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견제와 균형의 선진형 기업지배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 LG의 주요 계열사인 LG화학 LG전자 LG상사 등 6개사가 잇따라 도입한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시스템은 최고경영자와 이사회간에 상호 견제와 균형관계를 유지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21일 LG는 밝혔다. LG화학의 경우 그동안 CEO인 노기호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었으나 지난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키로 하고 ㈜LG의 강유식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다. 이에 따라 LG에선 지난해 10월 LG전자를 시작으로 LG화학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석유화학 LG상사 등 모두 6개 계열사들이 CEO와 이사회 의장을 나눴다. 이사회 의장으로는 강유식 ㈜LG 부회장이 LG화학과 LG전자를,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이 LG생활건강과 LG생명과학을,성재갑 LG석유화학 회장이 LG석유화학과 LG상사를 맡는 등 시니어급 임원 3명이 2개 회사씩을 맡았다. LG 홍보팀 정상국 부사장은 "과거 그룹 차원에서 조율되던 계열사별 주요 투자전략,지분취득·매각,증자 등 경영상의 주요 의사결정이 지난해 3월 지주회사 출범 이후 회사별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있어 이 같은 분리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즉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CEO가 책임지고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지 않도록 해 CEO와 이사회가 건전한 상호견제와 균형관계를 형성,투명한 기업경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는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안을 발표하면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게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었다. 해외에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운영하고 있으며,월트디즈니와 델도 올해 중 분리 운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선진형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