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서 기술적 분석은 필수다. 주가 차트는 과거 주가흐름으로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데 유용하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표본인 셈이다. 차트 분석의 기본은 주가 지지선과 저항선에 있다. 우량주라면 잘 깨지지 않는 지지선과, 좀체 뚫기 어려운 저항선을 갖는다. 그러나 지지선이 한번 무너지면 강한 저항선으로 바뀌고, 반대로 저항선을 뚫으면 그 가격대는 탄탄한 지지선이 된다. 탄핵과 그 역풍은 지난주 정치시장에서 저항선을 뚫은 급등주(여당)와 지지선이 무너진 급락주(야당)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주가는 한없이 오르거나 내리기만 하진 않는다. 결국 펀더멘털로 회귀하게 마련이다. 각 당이 총선까지 어떤 차트를 그려가느냐가 관건인데 우선 한나라당 대표 경선(23일)이 주목된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에도 미묘한 지지선이 있다. 9ㆍ11 테러로 고전했던 2001년(3.1%)에도 성장률이 3%선을 지켰다. 3%선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일종의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을 작년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주목된다. 고건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총리로서 이번 주에도 일정이 빼곡하다. 사면법 개정 검토회의(22일), 국무회의(23일)에다 환경부(23일)ㆍ행정자치부(25일)ㆍ보건복지부(26일) 업무보고가 줄지어 있다. 경제단체장 오찬(23일), 호남선 고속철도 개통식(24일) 등 눈코 뜰새 없다. 21발 예포 대접을 받았어도 '대행'의 역할범위엔 아직 명쾌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세간의 관심은 '두 헌재'(이헌재 경제부총리와 헌법재판소)에 쏠려 있다. 이 부총리는 탄핵폭풍에는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신용불량자 대책의 '선심 논란'으로 심사가 편치 않다. 그래도 지난주 서비스업 대책에 이어 이번 주엔 '고용창출형 창업투자 활성화 방안'(26일)을 내놓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5일 2차 평의를 열어 탄핵심판 본안심리에 들어간다. '신중히'와 '신속히' 사이에서 중심잡기를 기대한다. 경제뉴스로는 통계청의 '2003년 인구이동통계', 한국은행의 '1분기 소비자동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MSN메신저 끼워팔기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공청회(이상 24일)가 주목거리다. 금융감독위원회 정례회의(26일)에서 삼성생명 회계처리를 어떻게 볼지도 관심사다. 지난 20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었다. 해가 길어진 만큼 활동시간도 늘겠지만 칩거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독서삼매경이라 한다. 교양을 쌓는데 책만한게 또 있으랴. "책은 제돈 들여 사서 읽으면 반드시 본전이 돌아온다."(성석제 산문집, '즐겁게 춤을 추다가' 중에서)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