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기관의 신용불량자(이하 신불자)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액 및 다중 채무 신불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등 신불자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2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신불자 3백72만명 가운데 연체금액이 1천만원 미만인 신불자의 비중은 47.4%(1백76만4천명)로 전년 말의 50.9%에 비해 낮아졌다. 반면 연체금액 1천만원 이상은 52.6%(1백95만6천명)로 1년 전의 49.0%보다 높아졌다. 또 연체된 금융기관이 2개 이상인 다중 신불자의 비중도 2002년 말 57.2%에서 작년 말에는 63.1%로 커졌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경기 부진과 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한도 축소, 은행의 가계대출 억제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와 자산관리공사(KAMCO) 등이 잇따라 신불자 대책을 내놓아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 것도 고액 및 다중 채무 신불자를 양산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