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받아가는 배당액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 배당금은 지난 2000년 1조1천9백억원에서 2002년 2조1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지급되는 2003년도분 배당금은 전년보다 33% 급증한 2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은 국내 상장 제조업체가 지난 한해 벌어들인 총 순이익(26조6천9백억원으로 추정)의 10.5%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SK텔레콤, POSCO, 한국전력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사로부터 1조5천5백79억원을 받아간다. 외국인 배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국내 주식 보유비중이 급증한 결과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은 지난 1998년 16.67%에 불과했으나 2002년 30%대로 늘어난데 이어 최근에는 43%대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우량기업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고배당을 요구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도 외국인 배당금 증가의 또 다른 이유다. 현재 시가총액 10위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51.9%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높은 보유지분을 앞세워 직ㆍ간접적으로 배당률을 높이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외국인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의 경우 고배당 압력은 더욱 거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증권S-Oil, LG애드 등이다. 이들 기업은 외국인이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배당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서울증권의 경우 지난 2001년 배당률을 전년 대비 10배 이상으로 늘렸다. 당시 31.96%의 지분을 소유, 대주주였던 소로스펀드가 고배당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이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35% 지분을 갖고 있는 S-Oil도 2000년 이후 배당률을 40%→50%→75%→85%로 꾸준히 높였다. 다국적 광고회사인 WPP가 최대주주인 LG애드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1백%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