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테러 불안에다 개별 주식과 지수의 선물 및 옵션이 만기가 되는 '네 마녀의 심술'에 눌려 한 주를 보냈다. 19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백9.18포인트( 1.1%) 떨어진 10,186.60, 나스닥은 21.97포인트(1.1%) 하락한 1,940.47로 한 주를 마쳤다. 주간 전체로 보면 다우는 0.5%,나스닥은 2.2% 떨어져 기술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주 초반에는 스페인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의 여진으로 맥을 못췄다. 16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연 1%에서 유지키로 결정,시장이 에너지를 회복하는 듯했다. 단기금리 유지 결정 자체는 예상됐었지만 향후 상당기간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하지만 후반 들어 알카에다 테러 조직의 2인자로 알려진 에이만 알 자와히리가 파키스탄 국경에서 포위됐다는 소식이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은 또다시 움츠렸다. 알카에다의 핵심인물 체포는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체포 후 예상되는 보복 테러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1년을 맞아 바그다드에서 연일 테러가 발생,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개전 1년 기념 연설에서 "테러 전쟁에서 중립지대는 없다"며 우방국들의 지속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19일 주가가 떨어진 데는 옵션 만기의 영향도 컸다. 개별 주식의 선물과 옵션,지수 선물과 옵션 만기(쿼드루플 위칭 데이)로 투자자들이 방어적인 행태를 보였다. 스펜서 클라크의 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셀던은 "옵션 만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2~3주 동안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과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 간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합병 소문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파산보호조치에서 막 빠져나온 소매 할인점 K마트를 시어스 로벅이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시어스는 1.80달러 떨어졌다. 통신회사인 스프린트는 벨 사우스로 인수되는 데 장애물이 없어졌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스프린트의 주가는 17.66달러에서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2주 후 고용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을 부추길 수 있는 특별한 재료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제프 클라인토프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보통 때보다 긴 조정에 들어갔다"며 "테러불안,고유가,고용 부진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비켜 서 있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옆걸음을 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IBC 월드마켓의 수보드 쿠마르 투자전략가는 "지금 같은 조정 장세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달에 발표되는 기업 실적도 맥빠진 증시를 되돌려놓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