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의 철수문제를 재차 거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對)시리아 제재임박설과 레바논 대학생들의 시리아군 철수 요구 시위 등 새로운 기류를 반영하는것이라고 현지 신문들은 분석하고 있다. 나빌 쿠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레바논의 프랑스어 일간지 로리앵-르 주르 19일자 회견에서 "이제는 시리아가 레바논에서 철군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의 아랍언론 담당인 그는 "(이스라엘로부터) 골란고원 회복을 위해서,또는 이스라엘의 공격시 시리아의 측면을 방어하기 위해서 레바논 주둔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구태의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바논 태생인 쿠리 대변인은 "시리아는 획기적인 경제개혁이 필요하며 이는 대대적인 정치개혁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아는 이라크 전쟁 이전과 다름없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 있다"면서 "시리아는 경제적으로 국제사회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쿠리 대변인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동 민주화 구상과 관련, 레바논측에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베이루트를 방문중이다. 미국은 종전에도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의 철수를 촉구하곤 했지만 이번 발언은미국의 중동 민주화 개혁 압력이 가중되고, 부시 행정부의 대 시리아 제재가 임박한가운데 나와 주목되고 있다. 시리아는 레바논 내전 발발 이듬 해인 1976년 레바논에 병력을 파견, 지금까지주둔시키고 있다. 3만5천명에 달했던 시리아군 병력은 현재 1만7천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해 12월 `시리아 책임 및 레바논 주권법'에 서명, 시리아에대해 테러지원 중단과 생화학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개발 포기, 레바논 주둔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또 시리아에 대해 북부 지역의 쿠르드족에 대한 탄압을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차관은 지난 17일 시리아에 대한 제재가 곧 단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또 지난 주말 발생한 시리아 내 쿠르드족과 아랍계간 충돌 이후 시리아에 대해 쿠르드족 탄압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또 최근에서는 베이루트에서 대학생들이 시리아군 철수를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