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좋은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장애인이면서도 미국에서 부장검사로 재직중인 재미교포 정범진(알렉스 정.37)씨와 `선영아 사랑해'로 화제가 된 여성 벤처기업가 이수영씨가 10월 결혼을 앞두고16일 KBS KOREA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 프로그램 녹화장에 출연해 밝힌 소감이다. 이 프로그램은 두 사람에게 중매를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에게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수영씨가 2002년 8월 정 검사가 출연한 한국 한국인을 보고먼저 호감을 가졌으며 이후 김동건 아나운서를 통해 처음 연락이 닿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우연히 TV를 보다가 가족을 갖고 싶다는 정 검사님의 솔직한 이야기와선하게 생긴 인상에 무척 끌려서 나중에 이상형을 묻는 후배들에게 정범진 검사 같은 분이면 좋겠다고 얘기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씨는 정말 김동건 아나운서를 아는 후배의 주선으로 김 아나운서를 찾아가 정 검사를 소개 받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사실 연락이 잘안됐다. 정씨는 그때 방송에 나가서 공개 청혼 비슷하게 했기 때문인지 연락오는 여자들이 꽤 있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이씨가 운영하던 여성포털 `마이클럽'이 코스닥에 등록되면서 미혼갑부로서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이 또 다른 인연이 됐다. 인터뷰를 요청하며 한 잡지사 기자가 전해준 잡지에 정씨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이씨가 사무실에 정씨의 얼굴 사진을 게재해 놓았던 것. 이후 한 스포츠신문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 이씨의 이상형이 정범진씨라는 기사를 실었다. "무척 당황해서 직접 미안하다고 e-메일을 보냈어요.그랬더니 답장이 왔더라고요 뉴욕에 올 기회가 있으면 와서 만났으면 좋겠다고요." 정씨는 방송출연 이후 생긴 팬카페에 네티즌들이 올려놓은 글을 본 뒤 e-메일이와서 `괜찮다'는 뜻으로 답장을 보냈다. 이후 지난 8월께 이씨는 그를 만나기 위해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호텔 로비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남에서도부담 선입견 같은 것없이 편안한 분위기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이씨가 주로 미국을 오가면서 데이트를 즐겼고 지난 12월 크리스마스에 결혼을 약속했다. 정씨는 "미국에서 청혼을 하려면 특별한 반지를 맞춰야 하는데 주문한 반지가수영씨가 귀국하는 날짜랑 비슷해서 마음을 졸였다"면서 "청혼에 대한 응답을 기다리면서 가슴이 떨려서 무척 혼이 났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의 관습대로 이씨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청혼 사실을 알렸으나 어머니는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씨의 어머니는 정씨가 조금 몸이 불편한 정도로만 알고 있다 재작년에 출연한비디오 테이프를 보고는 기왕이면 평범한 사람과 결혼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반대했다고. 그러나 평소 딸의 의사를 존중하는 부모님이라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단다. 최근 양가 상견례 차 귀국한 정씨는 얼마전 이씨의 가족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어색해 하실까봐 일부러 동생들과 가까운 자리로 유도했어요.동생들하고 좀 친해진 뒤에 나중에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거든요." 정씨는 "그 전부터 가족이 많은 게 좋았어요. 믿고 도울 수 있고 든든해서 좋잖아요. 수영씨 동생들이 많고 다들 착해서 좋았어요"라면서 "장모님으로부터 수영씨잘 부탁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무척 기뻤어요"라고 밝혔다. 정씨는 조지워싱턴대 법과대학 재학중이던 92년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장애인이 됐지만 장애를 딛고 최연소로 뉴욕 브루클린의 부장검사로 임용돼 미국과 한국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처음 이씨는 그를 만나면 어떻게 사는 인생이 의미 있는지 인생에 대해 배울 것으로 기대를 많이 했다. "오히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있어야만 하는지 생각하면서 시간낭비하는 것이아니라 현재를 받아들여서 할 수 있고 없는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남편감으로도 무척 든든하고요." 또한 몸이 불편한 그와 결혼함으로써 수반되는 희생에 대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오는 10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두 사람은 신혼살림은 정씨가 근무하는뉴욕에 차릴 계획이다. 당분간은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이씨가 뉴욕과 서울을 오가는 바쁜 생활을 해야 한다. 두 사람은 자녀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재작년에 방송 나올 때 다음에 방송나오게 되면 아들을 데리고 나오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5명은 낳고 싶다"는 정씨의 대답과 함께 밝게 웃었다. 이 프로그램은 위성채널인 KBS KOREA를 통해 22일 오후 2시에 먼저 방송된 뒤 KBS1TV에서 26일 오후 4시에 다시 시청자를 찾아간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