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소니는 세계 전자업계의 총아였다. "지구상에서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창업자의 철학이 면면히 이어지면서 워크맨을 비롯 TV VTR 캠코더 등 숱한 히트상품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소니의 명품브랜드 이미지는 21세기 들어 퇴색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상품에 대한 도전의식이 식은 탓이라고 한다. 소니의 명성을 이제는 도요타가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호인 빌 게이츠가 즐겨탄다고 하는 렉서스가 고급차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도요타는 명실상부한 일본 내 정상의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 회사는 닛산에 뒤진 기술력을 만회하기 위해 구미식 생산시스템을 응용해 이를 독특한 '도요타식'으로 변형했고,외국의 다양한 경영방식을 원용해 '일본식 경영'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이런 노력으로 도요타는 스타기업의 반열에 올랐고 세계 유수한 기업들은 다투어 '도요타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도요타의 경영실적은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도요타는 일본 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부상했다. 마이니치 커뮤니케이션즈의 최근 조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도요타는 6년 연속 1위자리를 지켜온 소니를 제치고 사상 처음 1위로 올라선 것이다. 결국 회사성적표가 대학생들의 직장결정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는 우리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채용전문업체인 리크루트 등의 조사를 보면 대학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포스코를 꼽고 있는데 모두 연간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다. 기업의 이익은 직장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담보하는 것이어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 경영실적이 좋으면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고 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조직의 사기를 올려 곧 회사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정상의 기업이라 해도 자칫 방심을 하게 될 때 경쟁에서 밀리는 수많은 사례를 보듯,끊임없는 변신이 기업성장의 요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