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최근 주최한 한국경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다우존스 편집인인 로버트 플린트는 미국서 자유무역 옹호론이 퇴색하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일자리 해외이전으로 고용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자유무역이 미국경제에 혜택을 준다는 고정관념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유무역의 축복을 전세계에 전파한 본산지에서 역풍이 불고있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고용부진을 우려하는 의원들이 자유무역 비판론에 가세하면서 일부 언론도 동참하고 있다. 케이블 TV인 CNN의 경제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 루 돕스의 독설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2백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진 상태에서 과연 자유무역을 계속해야 하는가,기업들의 아웃소싱을 이대로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보호주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돕스의 독설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파이낸셜 타임스,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돕스가 미국을 경제고립주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돕스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을 중심으로 자유무역의 부작용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일고 있는 자유무역에 대한 역풍은 교역 상대국들에 통상 압력을 가중시키는 또다른 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일자리를 뺏기는 나라가 중국과 인도여서 일단 두 나라가 역풍에 휘말릴 사정권에 들어있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 USTR) 대표는 이미 상원 청문회에서 두 나라에 무역 장벽을 낮추라고 경고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외국산 반도체에 부당한 세금을 물리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고용 부진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보호주의 역풍은 거세질게 뻔하다.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