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IT, 반도체 업계의 중국내 생산공장 설립붐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값싼 노동력과 부지제공, 세금혜택 이라는 기존 메리트 외에도관세장벽 회피 목적도 가세돼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선 그룹으로 편입될 LG전선[006260]과 LG산전[010120]은 지난달 말 중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조성키로 합의했다. 중국 장쑤성 우시시(市) 가오신(高新) 산업공단내 부지 10만여평을 50년간 임대키로 하고 이를 양사가 적극 개발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정에 따른 것이다. LG전선은 우시시 신구(新區)에 조성되는 단지에 자동차용 전선 생산법인인 러진전선(樂金電線)을 2만평 규모로 입주시켜 올 4월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LG산전도 신구 개발구에 자본금 600만달러 규모의 전력 및 자동화기기 생산, 판매법인을 올해 말까지 설립할 방침이다. 92년 설립된 우시시 신구는 입주기업에 공장부지를 50년간 장기 임대하는 조건으로 15%의 기업소득세를 2년간 면제해 주고 이후 3년간은 50%를 감면하는 혜택을제공하고 있다. 삼성전기[009150]는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백색 LED(발광 다이오드)에 대한 독자개발을 완료하고 조만간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인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중국 톈진에 LED 패키징 전문공장을 설립, 운영할 예정이다. 국제적인 휴대전화 업체 대부분의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는 만큼 백색LED가 판매될 시장 가까이에서 생산, 판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저렴한노동력을 이용한 원가 경쟁력 확보 역시 중국내 패키징 공장 설립의 중요한 이유다.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중국 생산시설 설립 붐에 일조하고 있다. 텔슨전자[027350]는 올해 중국 산둥성(山東省) 옌타이 경제기술개발구에 연산 600만대 규모의 휴대전화와 기타 정보통신제품 생산시설을 완공,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국내에 연산 540만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세원텔레콤[036910]도 제품수요가 많은 중국 동부지역에 1천만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키로 하고 다각적인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000660]는 지난해 회사를 옭아맸던 관세분쟁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중국에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경우다.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조립 및 테스팅 공장은 장쑤성 우시시에 설립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공장 설립에 들어가 내년하반기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이닉스 정형량 전무는 "미국내 유진공장과 같이 100% 하이닉스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형태가 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 시설에서 본격적인 양산이시작돼 관세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와 EU의 상계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진 공장에서 생산한 D램을 이용한 우회수출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값싼 노동력 외에도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금융지원과 세제혜택은 기업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요인"이라며 "관세장벽을 회피할 수 있는 역할까지 한다면 중국내 생산시설 설립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