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난 달 국내 제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채산성이 3년만에 가장 나빴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제조업체들의 전반적인 체감경기는 3개월째 악화되고 있으나 향후 경기 전망은 다소 개선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4일 매출액 20억원 이상 1천5백2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월중 '제조업 채산성 BSI(경기실사지수)'가 71을 기록, 2001년 1분기(69)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았다고 발표했다. 채산성 BSI는 지난해 12월(81)이후 3개월째 내리막이다. 이달 제조업 '채산성 전망 BSI'도 77로 전달 전망치(82)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채산성 BSI는 기준치인 '100'에 미달할수록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업체가 호전됐다고 대답한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이처럼 제조업 채산성이 악화된 것은 제품 판매가격은 올리기 어려운 가운데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한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원자재 구입가격 BSI'는 148로 전달보다 15포인트나 치솟아 사상 최고치(가격 상승 예상업체가 훨씬 많다는 의미)를 기록한 반면 '제품 판매가격 BSI'는 전달과 같은 102에 그쳤다. 이와 함께 지난 달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업황BSI'는 77로 전달(80)에 비해 3포인트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이달 제조업 경기에 대한 '업황전망 BSI'는 전달(87)보다 4포인트 높은 91을 기록했다. 지난 달에 비해선 경영환경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업체가 늘어난 셈이다. 한편 산업은행도 21개 업종, 1천2백18개 업체를 대상으로 올 2분기(4∼6월) 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BSI가 10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98)와 올 1분기(88)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