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중흥의 전기를 맞고 있다.


영화 '실미도'가 지난달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태극기 휘날리며'도 1천만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 돌풍 이유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견해가 일치되는 부분이 있다.



멀티플렉스(스크린 6개 이상의 복합상영관)가 한국영화를 살렸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가 한국영화산업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1천여개 스크린의 60%를 차지하는 멀티플렉스는 사업을 시작한지 5년여 만에 영화관 근처에도 오지 않던 40,50대 비(非)고객들까지 영화팬으로 만드는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을 이뤄냈다.


지난 몇 년을 살펴봐도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멀티플렉스와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개관하며 '쉬리'(99년)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친구'(2001년) 등 5백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작들이 잇달아 탄생했다.


영화 관람객 수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98년 5천만명에 그쳤던 관객 수는 2002년 1억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1억3천만명이 영화관에 다녀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가치혁신의 산물이다.


80년대 후반 벨기에의 버트클레이즈 그룹은 세계 최초의 초대형 복합상영관 '키네폴리스'를 만들어 침체에 빠진 벨기에 영화산업을 살렸다.


한국의 멀티플렉스는 더 나아가 관광산업 등 주변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천억∼4천억원의 경제 파급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최근에는 역세권에 들어서는 고층 건물에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는게 하나의 유행이 됐다.


건물주들도 집객효과가 높은 멀티플렉스를 경쟁적으로 입주시키려는 분위기다.


멀티플렉스가 부동산의 고부가가치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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