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이 아시아 시장에서 '고급차 이미지 벗기'에 나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폭스바겐은 대대적인 가격인하와 광고전을 통해 폭스바겐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사치품'이 아니라 '현명한 선택'임을 널리 홍보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중국 인도를 제외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아 경쟁업체보다 판매가격이 월등히 높다. 대만 인도네시아에서 폭스바겐 파사트를 살 경우 경쟁 차종인 GM의 벡트라보다 무려 80%나 가격이 비싸다. 최대 1백%에 달하는 관세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경제성 높은' 폭스바겐이 아시아에서는 벤츠 BMW 등과 같은 '사치품 차종'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아시아 소비자들이 '자동차가 지위를 말해 준다'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차량의 경제성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폭스바겐의 고급차 이미지 전략은 곳곳에서 '쓴맛'을 보았다. 경쟁 메이커들이 수천대씩 판매고를 올리고,홍콩 싱가포르 한국 등지에서도 폭스바겐은 고작 4백∼1천6백대의 저조한 실적을 거뒀을 뿐이다. 폭스바겐의 크리스 호켄 아태지역 담당 이사는 "아시아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게 차별성 있는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키워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